行星 S-4266



2007-06-18
http://gamm.kr/78 선샤인, 크리스 에반스

그냥 좀 이야기나 해볼까 하구요.

메이스씨 죽는 장면은 참 너무- 무엇보다 메이스역의 에반스씨, 계속계속 말하곤 있지만, 대사를 너무 극적으로 쳐주시기 때문에(...) 영화 볼 때마다, 안타깝긴 무지 안타깝고 속상하고 슬픈데, 사실 상황만으로는 마음 한편은 너무 찜찜해서 말이에요. 그렇지 않습니까- 너무 몸으로 때우시고 계시잖아, 메이스씨ㅠ_ㅠ 아니, 무슨, 메이스씨 장비는 그 문제의 펜치(라고 해야 하나, 좀 크긴 큰데;) 밖에 없는 겁니까- 아놔, 너무 공돌이스러운 거 아니야- 랄까(...)

음, 근데 영화 볼 때는 그렇게 생각했는데요. 이게 또 시나리오 북엔 그 장면이 좀더 자세하게 묘사되어 있어서요. 읽고 나선 메이스씨 행동 이해 갔거든요! (<-)

사실 시나리오 북이랑은 미묘하게 차이가 납니다. 메이스씨가 캐파씨한테 말하는 내용이라던지, 혹은 캐파씨의 대사라던지, 메이스씨 죽는 장면 자체도 그렇고. 이 부분의 캐파씨는 시나리오 초판에서는 별로 대사가 없어요. 메이스를 부르는 정도라던지, 그저 알았다고 대답하는 정도라던지, 그런 거 밖에 없어요. 영화 최종판에서는 메이스씨에게 핀베커의 존재도 알려주고(개인적으로는 이 부분의 머피씨 대사 좋았어요:D), 메이스씨한테 뭐라 뭐라 말도 많이 걸고- 아무래도 보일 감독님이 영화 찍으면서 일부러 대사를 조금은 늘려주신 것 같은 기분(ㅋ) 그런데 초판에는 정말 별로 말하지 않아요, 완전 수동적인 캐릭터 그대로. 딱 마치 최종판에서 에어락의 카메라만 뚫어져라 바라보고 있던 그대로의 캐릭터에요.

초판에서는 핀베커의 존재를 메이스씨에게 말해주기도 전에, 메이스씨가 먼저 메인프레임의 상황을 알아챕니다. 그리곤 그때부터 메이스씨는 대략 공황 상태(ㅋ) 거의 혼잣말하듯이 외치면서 메인프레임을 복구하려고 애쓰지요. 하지만 핀베커가 메인프레임의 하드웨어 자체를(시스템 보드가 아니라, 겉의 하드웨어) 고장내버리고 갔기 때문에 슬라이드가 작동하지 않아 냉각 탱크로 되돌릴 수 없다고 나오죠. 뭐, 영화에서도 마찬가지인 상황이긴 하지만, 좀 별로 상세하게 나타나진 않았고. 4번이나 봐도 그 생각했다니까요, 대체 물 속에 직접 뛰어들 것까진 없지 않나? -라구요. 그렇게 생각하지 않은 사람 있으면 좀 말 좀 해줘봐요(ㅋ)

어쨌든 그래서 결국 메인프레임을 지탱하고 있던 아래쪽의 지지대 부분을 분리하기 위해서 냉각 탱크 속으로 직접 들어가게 됩니다. 온도 상승으로 셧다운 되었으니까, 일단 냉각 탱크에 집어넣는 것이 급선무-랄까. 하지만 최종판 대사에도 나오지만, 그것만으로는 모든 문제가 해결되진 않는 것은 당연하죠. 시스템 보드에는 이미 어느 정도 파손이나 오류가 발생했고- 메이스씨로서는 그 부분까지 복구할 능력은 안되는거에요. 그래서 메이스씨는 1개의 메인프레임을 냉각 탱크에 집어넣은 후에 캐파씨에게 다시 연락합니다. 최종판에는 3개까지 되돌린 후에 캐파씨에게 연락했지만요. 최종판과 대사 시퀀스가 약간 달라요. 옮겨볼게요.


메이스 : 캐파. 내가 이걸 복구할 수 있을지 모르겠어.
캐파 : 메이스...
메이스 : 시간이 없어. 잘 들어. 내가 다시 시도하겠지만, 만약 내가 실패하면 방법은 하나 뿐이야.

메이스는 말을 잠시 멈췄다.

메이스 : 너라면 궤도에서 빠져나가게 할 수 있어. (잠시 말을 끊었다가) 핵탄두를 분리해.

캐파는 통신기를 꼭 쥐고 있다.

메이스 : 핵탄두를 분리하라고. 알겠어, 캐파?
캐파 : ...알았어.
메이스 : 핵탄두실로 가야할 거야. 직접 콘솔로 점화시켜야 할 거야. (말을 멈춘다) 어떻게 해야할지는 묻지마, 그냥... (다시 말을 멈춘다) 그냥 그렇게 해.

꽤 오랫동안 둘은 아무런 말도 하지 않는다.

메이스 : 좋아. 다시 시도해볼게.
캐파 : 알았어, 메이스.
메이스 : 그래.

그리고 그것이 마지막 대화였다.


아, 좀 잘 전달이 안되나? (ㅠ_ㅠ) 최종판에서는 좀 보면 아직 여기까지만 해도 캐파씨는 무척 메이스씨에게 매달린다는 듯한 기분이 들지 않나요? 핵탄두를 분리하라는 말을 듣고 자기는 에어락에 갖혀 있다고 말한다던지, 메이스씨가 다시 시도하겠다는 말에 대답할 때 표정이라던지. 그리고 메이스씨는 어쩐지 좀 명료한 정신도 아닌 것 같고- 아무래도 메인프레임을 3개나 이미 냉각 탱크로 되돌린 후였으니까 말입니다. 초판에는 메인 프레임 하나를 되돌린 후에 일단 캐파씨에게 연락을 하는 걸로 나와있어요. 그래도 이미 굉장히 목소리도 떨리고 하는 걸로 묘사되긴 했지만, 말하는 내용이나- 좀 조리있게 느껴지구요. 이 부분의 캐파씨도, 대사가 별로 없는 게 확실히 메이스씨의 상황이라던지, 어떻게 될 지 라던 걸 이미 받아들였다-라는 느낌이기도 하고.

초판의 메이스씨는 3번째의 메인프레임을 되돌리려고 하다가 실패합니다. 최종판에서처럼 냉각 탱크에서 빠져나오지 못하는 것은 같지만, 그때의 에반스씨가 극적으로 쳐주신 대사 프레이즈는 없구요(ㅋ) (<- 웃을일이 아니야;;) 사실 영상으로서는 최종판의 구성이 더 괜찮은데, 지면으로라면 최종판의 그런 구성보다는 초판의 구성이 더 나을 듯 해요. 소설판이 나온다면 메이스씨의 죽음만큼은 초판의 시퀀스를 살려주었으면 하는 기분이랄까.

그리고 캐파씨가 핵탄두 분리를 위해 조종실로 갈 때 보았던 메이스씨. 최종판에서는 이미 메이스씨는 죽은 이후였지만, 초판에서는 '죽은 것처럼 보였다'라고 나오곤, 캐파씨와 눈이 마주치곤 눈을 한번 깜빡이는 걸로 나옵니다!!! 아악!!!!! 나 이부분 보곤 정말 심장이 철렁했어어어어어ㅠ_ㅠ 그 부분도 옮겨볼게요ㅠ_ㅠ


캐파는 조종실로 들어간다.
그는 조종석의 콘솔로 향한다.
캐파는 콘솔에서 '핵탄두 분리'라고 쓰여진 비상 스위치의 덮개를 연다. 캐시가 이카루스 I호와 II호를 도킹하려고 했을 때 사용한 스위치다.
그리고 비상 스위치를 누르기 전에...
캐파는 뒤돌아본다. 이카루스의 메인프레임 기계실이 보인다.
닫혀진 유리문 너머로, 메이스가 보인다.
마지막으로 보여진 모습 그대로, 반은 냉각 탱크에 잠긴 채다.
메이스는 캐파를 바라보고 있다. 그는 죽은 것처럼 보인다. 얼어붙어 있다.
그리고 다음 순간, 메이스가 눈을 한번 깜빡인다.
캐파는 잠시 동안 메이스를 응시한다.
-그리고 다시 몸을 돌린다.
캐파는 손목에 부착된 타이머의 카운트다운을 맞춘다.
4분.
카운트다운을 시작한다.
그리고 비상 분리 패스워드를 입력한다: SUNSHINE.
캐파는 핵탄두 분리 스위치를 누른다.


뭐, 좀 더 썼습니다. 덩달아 등장하는군요. 핵탄두 비상 분리 패스워드가 바로 'SUNSHINE'입니다. 캐시가 이카루스 I호에 조인하기 위해서 II호의 선체를 핵탄두에서 분리해낼 때에도 이 버튼을 사용한 걸로 나옵니다. 똑같이 SUNSHINE을 패스워드로 입력하구요. 타이틀에 쓰이기까지 했으니 중요한 단어이긴 한데, 개인적인 생각으론 영화 최종판에서는 이 입력씬이 없는 건 좀 잘 된거 같아요. 좀 뭐랄까, 개인적인 기분으론 너무 구질구질해-_-진다는 기분? (ㅋ) 영화 최종판에서도 캐파씨가 뭔가 조금은 조작하던 장면은 있었으니까, 패스워드 입력했다고 볼 수도 있겠지요(ㅋ) 잘라낸 게 누구의 아이디어인지는 모르겠지만, 그렇게 결정하신 보일 감독님 멋져염:D

어쨌거나, 메이스씨, 너무- ㅠ_ㅠ 메이스씨 눈 깜빡이는 거 봤을 때 캐파씨 마음이 어땠을까- 정말 심장이 철렁하지 않았겠어요ㅠ_ㅠ 아, 나 정말 너무 마음이 아파서(...) 이 뒤에도 핵탄두 분리가 끝나고 부스터 점화되면서 이카루스 선체가 폭발할 때에도 또 한 컷 나와주셔서 눈을 깜빡- 해주세요ㅠ_ㅠ 정말 이건 심장에 좃치 않아아아아아ㅠ_ㅠ 아아, 메이스씨 뒤로 막 폭발하는 장면 보여지는 거겠죠- 우흙. (근데 그 폭발 장면의 최종판은 좀 별로였어요(ㅋ) 보일 감독님의 한계를 느껴버렸달까- 엄훠, 너무 분위기 깨는 폭발 장면이에요. 너무 전형적인 고전 스타일의 SF 우주 폭발 장면이라구요- 랄까. 이카루스 날개가 보이면서 불에 타들어가는 장면은 괜찮았는데, 마지막의 그 화악- 하면서 불꽃놀이 하듯 터진 그 장면은 좀 별로였어요(ㅋ) ...뭐, 그랬다구요(...))

뭐랄까, 좀 소극적이고 그닥 행동적이진 않던 캐파씨에게 동기를 부여해준 게 메이스씨라는 기분이 강하게 든달까요. 영화 최종판에서는 좀 별로 그런 기분은 덜 들지만요. 물론 메이스씨가 죽은 이후에 캐파씨가 행동하긴 하지만, 꼭 메이스씨 때문이라기보다는 캐파씨가 원래 좀 그런 캐릭터인 것 같은 분위기도 있잖아요? 할땐 한다- 라던지, 뭐 그런? 그치만 초판의 대사 프레이즈에서는 메이스씨가 좀더 캐파씨에게 뭔가를 전해준 것 같은 느낌이라 더 맘에 드는 것 같아요. 후후, 이런 걸 보면 난 캐파씨 팬이 아니라 메이스씨 쪽을 더 편애하는 건가? (-라고 해도, 여전히 완전소중 캐파씨인 거에요:D)

아- 정말 죄다 죽어버리는 스토리 따위, 전혀 바람직하지 않아이모티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