行星 S-4266



2010-10-09
http://gamm.kr/578 셜록

물론 좋은 대사들이야 널리고 널렸지만요! 대본 정말 굳좝(...) 원작의 대사를 적절히 활용한 것도 멋지고, 오리지널 대사들도 멋진 게 너무 많아서 말입니다. 난 정말 1편에서 셜록님의 자기소개 대사(ㅋ)가 너무 강렬했던데다, 그뒤에 연이어 game-on과 piss-off 연타 날려주시는 바람에 정말 제정신을 차릴 수가 없었긔(...) 젠장, 이 빌어먹을 브릴리언트한 제작진들 같으니이모티콘

 

어쨌거나.

 

베스트오브베스트-인 것은 아니지만, 정말 처음 보았을 때 정말이지 마음에 확 와닿은 대사는 다름 아닌 레스트레이드 경위님이 셜록 홈즈에 대해 말하던 대사입니다. 1편에서 셜록님이 왓슨을 비롯한 모두를 전부 내버려두고 범인의 택시를 타고 떠난 직후에, 왓슨이 경위님에게 어째서 셜록을 그냥 내버려두냐고 묻습니다. 앤더슨이나 도노반, 몰리를 대하는 식으로 경위님을 무시하는 건 아니지만, 뭐랄까, 이 철부지 셜록은 경위님에게 자신이 우월하고 뛰어나다는 걸 아주 대놓고 어필하고 있는 걸요(ㄲ) 경위님을 맘대로 부려먹겠다거나 하는 다른 의도가 있는 게 아니라, 말그대로, "뻐기고" 있는 셜록- 우리 맘씨좋은 경위님은 그런 셜록을 한편으론 못마땅해하기도 하고, 한편으론 짜증나기도 하지만, 또 한편으론 은근히 잘 다루신단 말이에요(ㅎ) 셜록은 스스로 자신이 경위님보다 뛰어나다고 생각하겠지만, 내가 보기엔, 넌 멀었어- 정도(ㄲ) 아니, 분명 원작의 레스트레이드 경감님은 이렇지 않았는데(ㄲ)

 

어쨌거나, 어째서 셜록을 그렇게 내버려두냐는 왓슨의 질문에 우리 경위님이 대답하셨지요.

 

인라인이미지

 

Because I'm desperate, that's why.
And because Sherlock Holmes is a great man.

 

And I think one day, if we're very, very lucky,
he might even be a good one.

 

대체 어느 누가 셜록한테 저런 평가를 해주겠냔 말이에요(ㄲ) (웃을 일이 아니야(ㄲ)) 정말이지 레스트레이드 경위님의 대사이긴 하지만, '셜록 홈즈'라는 캐릭터에 대한 제작진들의 애정도 그대로 느낄 수 있는 대사라 정말 좋았던 기억- 그렇잖아요, 현대판이라는 빌미로 대놓고 셜록에게 "싸이코패스"니 "소시오패스"니 불러댔는데, 게다가 대부분의 평도 일단은 그렇고(ㄲ)

 

뭐랄까, 그저 단순히 소설 원작에서 겉모습과 행동으로만 묘사된 셜록 홈즈라는 캐릭터를 그저 그대로 굉장히 머리좋고 명석하고 뛰어나지만 사회성은 결여되어 있고 자신이 흥미를 가지는 것 이외에는 모조리 무시해버리는 괴짜 캐릭터로만 그려내는 것이 아니라, "인간(man)"이라는 관점으로도 끌어올 여지를 만드는 대사니까 말이에요.

 

물론 진짜로정말로레알짜장 운이 좋을 경우에-라는 조건이 붙어있긴 하지만(ㅋ) 이모티콘

 

역대 셜록 홈즈 시리즈에서 최고로 인정받고 있는 1984년작 그라나다판 "The Adventures of Sherlock Holmes" 시리즈는 아직 1편만 보았습니다만, 원작을 정말 잘 살린 것 같더라구요. 소설 활자 자체를 그대로 영상으로 옮겼다는 쪽이 좋을 정도- 그냥 언듯 돌아다니다보니 홈즈역을 맡은 제레미 브렛은 캐릭터에 너무 동화되셔서 적잖게 영향도 받은 것 같던데- 그러니까 간단히 말하면 광기와 집착에 짓눌린 폐인이 되는 정도의-랄까(...) 그런 정도로 원작의 셜록 홈즈라는 캐릭터는 자칫 위험한 정도로 흘러갈 수 있는 캐릭터인데요.

 

BBC 셜록은 그런 점에서도 굉장히 마음에 든달까. 그런 점에서의 최고의 대사라고 생각합니다, 저 레스트레이드 경위님의 대사는. 물론 여전히 주위에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 사람들- 괴짜라고 생각하거나, 혹은 무시해버리거나, 질투하거나, 부러워하거나, 심지어 두려워하는 사람들이 더 많지만, 게다가 셜록 본인도 그걸 개선해나갈 의지는 커녕 그에 대해선 딱히 개의치 않는 정도의 마인드를 가진 사람이긴 하지만, 그래도 정말로정말로 우리가 운이 좋다면, 뭔가 멋진 계기가 생긴다면, 누군가 그를 그렇게 만들어 줄 수 있다면, 이 대단한 재능의 남자는 한 인간으로서도 모든 사람들에게 인정받을 수 있게 되지 않을까- 누구나 존경하고 경외하고 부러워할 수 밖에 없는 그런 멋진 남자가 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그런 바램이 정말 잔뜩 들어 있는 것 같달까(ㅎ)

 

 

그리고 그런 생각을 한 이후에 이런 기사가 떴었더랬지요. 바로 제작자인 스티브 모팻님의 말씀.

 

인라인이미지

 

기사는 이쪽. 인터뷰 방송은 보질 않았지만, 이 기사를 보곤 얼마나 감동했던지요- 정말 빌어먹을 브릴리언트한 제작진- 3편에서 셜록은 인질들을 걱정하는 왓슨에게 영웅(hero)은 존재하지 않는다며, 설령 그런 게 있다 한들 자신은 아니라고 말하지요. 1편의 레스트레이드 경위님의 대사에서 3편의 셜록의 대사를 거쳐 저 인터뷰 기사로까지 이어지는 흐름이라니- 정말 내년의 뒷편들이 기대되지 않을 수 없단 말입니다.

 

모팻님이 말하는 "hero"라는 것은 저 아메리칸 히어로 코믹스의 그런 영웅들이 아니에요. 극적인 상황에서 초인적인 능력과 용기를 발휘하는 일반적인 영웅인 것도 아니에요. 차라리 이 영웅(hero)은 레스트레이드 경위님이 말씀하신 "good man" 쪽에 가깝죠. "인간적"이 된다는 것은, 일반의 보통 사람들이 영웅이 되어가는 과정에 비춰보면 전혀 영웅적이지 않아 보이겠지만, 보통 사람이 아니라 셜록 홈즈님이신걸요(ㄲ)

 

도노반 경사 같은 사람들도 인정하지 않을 수 없을 만큼 뛰어나고 훌륭한 사람-이랄까, 이거 무섭네요이모티콘 (게다가 BBC 셜록님은 귀여운데다 섹시하기까지 하잖아! 대체 이건 무슨 생물체! (ㄲ))