行星 S-4266



2010-09-06
http://gamm.kr/566 셜록

뭐, 원작은 아마도 고교 때 제대로 읽지 않았을까 싶습니다. 아동용이 아닌 것으로 말이지요. 정확히 언제 읽었는지 기억은 나질 않지만(...) 고교 때 도서관이 이른바 "통속" 소설류도 엄청 많았기 때문에, 셜록 홈즈 시리즈 따위는 기본으로 구비되어 있었을테고(ㅎ) 도서관에 있는 소설은 거의 다 읽다시피 했으니 읽었었겠지요(...) 읽은 기억은 나지만 언제 어디서 읽었는지 기억이 나질 않다니(ㄲ)

 

춤추는 인형이라던지, 빨간머리 연맹이라던지, 너도밤나무라던지, 전편을 다 읽진 않았어도 꽤 읽은 기억입니다만.

 

어쨌거나.

 

그렇다고 해도, 일단 셜로키언이나 홈지언으로 불리기에는 까마득하고, 소장하고 있는 관련 서적도 한 권 없는 정도였기 때문에, BBC 셜록이 제아무리 원작 각색을 잘 했다고 한들 그 깨알같은 설정들을 제대로 알아볼 수 있을리 만무한 거지요. 뭐, 제대로 기억나지 않아도 정말 제대로 만들었다 싶은 정도의 쇼인데, 원작의 디테일을 비교할 수 있게 되면 얼마나 더 깨알같은 재미가 쏟아지겠냐는! -그런 덕스런 생각의 첫 행동으로 원작을 구입하기에 이릅니다(ㄲ)

 

검색해보니 그 무수한 판본들. 몇년전에 출판되었던 전집이 있는 것은 알고 있었습니다만, 전집을 살까 하다가 검색을 좀더 해보니, "셜로키언을 위한 주석 달린 셜록 홈즈" 따위가 있길래 그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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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2권. 이미 앨리스의 주석본으로 제대로 덕후들이 만든 주석집은 굉장한 가치가 있다는 것을 알고 있기 때문에, 망설임 없이 이것으로 결정하였습니다. 인터넷에서 각권 1000페이지, 1200페이지 따위의 페이지 수를 자랑하고 있길래, 그래도 혹시 모르니 서점에서 구경을 좀 해볼까 하고 갔다가 냉큼 집어왔습니다. 할인도 안해주는 오프라인으로, 도합 3200페이지의 하드커버 2권을 사들고 오다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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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께는 이 정도(...) 각도 때문에 좀 얇게 나온 듯(...) 최근의 일반적인 소설책 3-4권 정도는 될 정도의 두께. 게다가 판본은 A4보다 약간 더 큰 것 같습니다. 아하하하하하하하. 그리고 속지에는 깨알같은 주석들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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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랄까, 별로 깨알같지는 않았습니다. 좀 실망했긔여(...) 여백과 글자 크기를 좀 줄이고 책 좀 줄이지 그랬냐- 랄까. 개인적으로 큰 활자는 별로 취향이 아니기 때문에(...) 90년대 언젠가의 앨리스 주석본 정말 짱이었는데(ㅎ)

 

어쨌거나, 페이지의 3/5 정도 너비에 본편이, 나머지 여백에 주석이 실려있습니다. 간혹 삽화가 실려있기도 하고, 주석이 없는 페이지도 있고. 수록 순서는 작품내 시간순이 아니라, 발표순. 그리고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나는 이것을 간과하였지만-

 

장편으로 분류되는 4편을 제외한, 단편 수록집만 포함되어 있습니다.

 

제제제제제제제-젠장! 내가 이걸 왜 샀는데!! 가장 첫 순서 장편인 "주홍색 연구"가 일단은 목표가 아니었냐긔!!! 저 발랄한 각색의 "핑크색 연구"와 비교해보기 위함이 아니었냐긔! 젠장! 장편이 제외되어있는 걸 알았으면 구입을 좀더 심도있게 고려해보았을텐데!! (하지만 저 물건너 열정의 셜로키언들이 주석을 달았다는 것은 상당히 매력적이긴 하지요(...))

 

 

어쨌거나.

 

"주홍색 연구"를 포기할 순 없지 않습니까. 게다가 장편 4편이 다들 하나 같이 중요한 작품인데- 장편만 단권으로 출판된 게 없을까 했지만, 마음에 드는 출판사에서는 2권만 출판한 상태이고 나머지는 출판 계획이 아직도 없다고 하고- 그외엔 딱히 단권 출판된 것 중에는 마음에 드는 것이 없어서, 전집 쪽으로 다시 눈을 돌렸습니다.

 

전집은 2가지가 있지요. 황금가지에서 9권으로 출판된 본과, 시간과공간사에서 8권으로 출판된 본. 시간과공간사판이 권수가 작은 건 황금가지의 1-2권 정도의 분량을 합본했기 때문입니다. 대표적인 차이점이라면 황금가지판은 작품내 시간순, 시간과공간사판은 좀 섞여 있지만 대충 발표순. 둘의 번역투도 약간 다르고, 전체적인 스타일도 약간 차이가 나지요.

 

시간순 발표라는 점도 있고, 먼저 출판한 메리트도 있는지 황금가지쪽이 판매부수도 많고 평균적인 평도 더 좋습니다-만, 어째 검색을 좀 하다보니 몇몇 분들이 시간과공간사판에도 좋은 평을 주었더군요. -해서, 다시 서점에 친히 들러 눈으로 확인해보았습니다.

 

결과는 시간과공간사판 승.

 

일단 황금가지판은 겉표지가 나의 취향이 아님. 시간과공간사판은 봐줄만한 하드커버판입니다. 디자인도 나쁘지 않고. 황금가지판은 좀 조악한 느낌(...) 게다가 1-2권은 어찌나 얇게 내놨는지(...) 그리고 살짝 "주홍색 연구" 도입을 둘다 조금 읽었는데, 개인적으론 시간과공간사판 번역이 좀더 읽기가 좋더군요. 대체적으로 인터넷의 평은 번역은 황금가지 쪽이었는데, 실제로 읽어보니 아무래도 시간과공간사쪽이 더 괜찮은 듯- 게다가 황금가지쪽은 내지 디자인도 시간과공간사판에 비해 떨어지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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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단 이쪽은 더이상 오프라인에서 이따위 무게의 책을 들고 오는 수고를 감내하고 싶지 않았고, 게다가 이런 구간을 할인도 못받고 정가를 주고 사야한다는 것이 못마땅해서 인터넷으로 주문해서 어제 받았습니다(ㅎ) 인터넷으로 주문했더니, 오프라인에서는 보지 못했던 박스까지 딸려오는 센스(ㄲ) 박스는 그냥 저렴한 스타일(ㄲ) 8권의 책이 가지런히 꽂혀 있습니다. 바깥 스타일만으로는 썩 괜찮게 만든 전집입니다. 어째서 황금가지에 그렇게까지 밀리는 것인지 사실 이해가 잘 안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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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부는 평범. 어딘가의 리뷰에서는 시간과공간사판은 뒷페이지 글자가 비쳐보여서 신경쓰인다고 되어 있었는데, 아무리 비교해도 황금가지의 내지 재질이나 스타일은 시간과공간사판에 비해 떨어지던데 말이지요. 황금가지쪽에는 삽화도 어찌나 많이 끼어있는지- 어차피 주석판을 산 나로서는 굳이 삽화를 고집할 필요도 없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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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버를 벗겨봤더니, 이렇게 이쁜 까만색의 하드커버가 나옵니다! 이예이! 역시 이쪽을 선택하기 잘한 듯! (ㄲ)

 

-랄까, 사실 제대로 덕질을 하려면 원서를 질러야겠지만, 장편 4편에 단편 56편이나 되는 걸 원서로 사면 언제 다 읽겠습니까(...) 일단 번역판으로라도 냉큼 읽어버리는 쪽이 낫지 않겠나(...) 주석집은 1권의 본편 앞부분에 수록된 "셜록 홈즈의 세계"라는, 작가님에 대한 이야기라던지, 셜록과 왓슨에 대한 이야기라던지, 미디어화(특히 TV) 이야기라던지 하는 것 따위만 읽었을 뿐이고, 시간과공간사판으로 일단 "주홍색 연구"를 먼저 읽었습니다. 사실 BBC "셜록"의 셜록님은 비주얼이라던지 성격이라던지 아주 약간은 원작의 셜록 홈즈님과는 다른 면이 있긴 하기 때문에 딱히 원작을 다시 봐서 뭐하겠냐- 싶긴 했지만(그러니까 난 원작 덕질을 하려던 건 아니었으니까(ㅎ)), 이건 뭐 활자를 읽어내려갈수록 상상되는 비주얼은 우리 떼쟁이 셜록님과 귀요미 왓슨님일 뿐이긔(ㄲ) (모리아티 걱정되네(ㄲ)) 이래서야 원서로 읽으면 음성지원까지 될 듯한 기세입니다(ㄲ)

 

홈즈님, 기억에 남아있는 것보다 더 발랄하셔서 조금 놀랐긔(ㄲ) 생긴건 그다지 발랄하신 분이 아니니까 말이지요(ㄲ) 주석판을 보면서 알았지만, 영국 그라나다판 셜록 홈즈 드라마가 있던데, 거기 캐스팅도 좀 굿인 거 같더군요. 책에 실린 스틸샷 하나만 보았는데, 홈즈님과 왓슨님 비주얼이 아주 제대로. BBC판 셜록과 왓슨보다는 나이가 좀더 들어보이는, 그리고 좀더 원작에 맞는 듯한 비주얼이었어요. 후훗, BBC판 셜록도 나중엔 이런 책에 수록될 수 있겠지요(ㄲ)

 

후후- 정말이지 작년의 로버트 다우니 주니어 따위(<-)의 셜록홈즈를 보곤 대체 저 셜록홈즈는 어디의 누군가 하고 의아해했었는데, 이렇게 제대로 셜록님의 재림을 볼 수 있게 되다니- 제발 뒷편 좀 어서좀이모티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