行星 S-4266



2010-03-09
http://gamm.kr/544 아바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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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전 포스트에서 언급한 베스트샷 3에는 꼽지 않았지만, 대사 중에서라면 "I See You"를 빼놓을 수가 없지요. 엔딩 테마의 타이틀도 "I See You"이구요. 뭐랄까, 카메론 감독님이 말하고 싶은 게 바로 이것-이라는 정도의 대사랄까(ㅎ)

 

극중에서 "I See You"가 언급된 것은 기억에 다섯 군데 정도였는데요.

 

1. 처음 제이크가 홈트리에 갔을 때, 네이티리가 아버지 에이투칸에게. (나비어)

2. 제이크가 사냥감을 잡은 직후, 제이크가. (나비어)

3. 이크란 잡으러 갔을 때, 네이티리가 츠테이에게. (나비어)

4. 제이크가 토루크 막토가 되어 돌아왔을 때, 네이티리가 제이크에게. (영어)

5. 죽다 살아난(ㅋ) 제이크가 네이티리에게. (영어)

 

더 있었대도 모르겠고(...) 나비어 발음은 "오-나티-카메" 같습니다(ㅎ)

 

제이크가 훈련 받는 장면들 사이에 노엄이 제이크에게 나비어의 "오-나티-카메"에 대해서 설명해주는 장면이 있지요. 제이크 나레이션이 겹치면서 중간 내용은 잘 안들리지만, "It's not just I'm seeing you in front of me. I see into you. (I understand you.)" 정도로 얘기하지요. 단순히 '눈으로 본다'라는 의미가 아니라, "당신을, 당신의 존재를, 당신의 영혼을, 당신의 마음을, 보고 느끼고 이해한다"라는 정도가 되겠지요.

 

나비족들은 이 말을 일상의 인사처럼 쓰고 있구요. 1번과 3번의 네이티리가 썼던 예가 그냥 인사 정도로 쓴 경우입니다. 2번 같이 다른 생명체를 대할 때에도 사용하게 되구요. 이 정도까지는 사실 진심으로 "오-나티-카메"를 받아들이지 않고도 쓸 수 있는 정도입니다. 언어와 문화의 차이랄까.

 

제이크 역시 4번 장면 직후까지도 아마도 대충 애매하게 받아들이고 있었을 것 같구요. 4번 장면에서 토루크 막토가 되어 돌아온 제이크를 맞이하며, 네이티리가 건넨 "I See You"가 나비족들의 "오-나티-카메"의 어감이 그대로 살아있는 반면에 그에 대한 대답으로 제이크가 건넨 "I See You"에서는 아직까지는 그저 인사 정도의 기분 밖에 느껴지지 않아요. 결전의 전날, 에이와님에게 기도를 하는 제이크이긴 하지만 정말 100% 나비족이 에이와를 대하는 것과는 다소 차이가 있을, 그런 정도랄까요.

 

반면에 네이티리의 "I See You" 그 한마디로는, 토루크 막토가 되어 돌아온 제이크에게 이전에 제이크의 존재를 부인하고 밀어냈었지만, 맨 처음 에이와의 계시를 받았던 때의 기분에서부터 이 위기를 같이 헤쳐나갈 힘이 되어줄 존재로, 자신의 반려가 될 존재로 이제는 아무런 불안과 의심 없이 인정하고 받아들인다는 그런 의미가 녹아 있는 것 같지요.

 

사실 내가 아바타가 스토리나 전개에 대해서 뻔뻔하다고 말해대면서도 답잖게 꽤 편드는 이유는 정말 그 뻔뻔한 스토리를 대놓고 안정적으로(또는 정석으로, 또는 자연스럽게) 풀어내놨기 때문인데요. 이 "오-나티-카메"를 대하는 제이크의 태도만 해도 정말 훌륭하기 그지 없단 말입니다. 저 질식사 위기에서 네이티리의 도움으로 극적으로 깨어난 제이크가 아바타-제이크가 아닌 원래의 몸으로, 자신을 바라보고 있는 네이티리에게 처음으로 건넨 말이 바로 "I See You"였지요. 토루크 막토 장면에서 그저 "언어적"으로 "I See You"라고 대답했던 것과는 완전히 다른 감정의 "I See You"이지 않나요- 아, 정말 그 장면을 베스트샷 3에 꼽지는 않았지만, 아바타에 있어 전하고자 하는 주제 장면이라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정말 그런 의미에서는 가장 멋진 장면-

 

베스트샷 3은 이걸 꼽았었지요.

 

1. 처음 아바타에 링크한 제이크의 질주씬

2. 이크란 라이딩 씬 (토루크 체이싱 포함)

3. 결전의 전날, 제이크가 에이와님에게 기도하던 씬

 

사실 기도씬을 꼽은 건 그 도입 장면 자체의 영상이 마음에 들었기 때문- 정도가 큽니다(ㅎ) 그게 아니라면, 아마도 마지막의 "I See You" 씬을 꼽았겠지요. 그저 통상적으로 '셋'을 꼽기 때문일 뿐, "I See You" 씬이 멋진 장면이라는 데는 변함이 없습니다.

 

 

그리고, 이것과 관련된 아바타 시퀄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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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개인적으로 "아바타 2" 따위는 바라지 않는 쪽입니다만, 카메론 감독님이 시퀄에 대해 언급하신 기사가 있더군요. 감독님의 언급을 요약하면 이렇습니다.

 

"'아바타 2'라니 말이 안되잖아. 제이크 그 녀석은 '아바타'가 아니라, 나비족이 되어버렸는데. 차라리 타이틀을 '나비(Na'vi)'라고 하는 게 맞지 않겠어?"

 

감독님이 저딴식으로 이야기를 하건 어쨌건, 시퀄 계획은 아무래도 있는 게 맞는 것 같구요. 바로 다음 작품이 될 것 같진 않지만, "아바타 2" 따위의 속편은 절대 아닌 게 맞는 것 같지요(ㅎ) 감독님의 (위의 대사가 아닌, 다른) 짧은 언급에 따르면, "아바타"보다 더 심화된 나비족에 대한 이야기가 될 것 같달까. 영혼과 에너지와의 교감이라던지, "I See You"와 관련된 감성, 나비족 뿐만이 아닌 판도라 행성의 전체 생명계를 아우르는 살아있는 네트워크 시스템에 대한 것이라던지-

 

그런거죠. 이 감독님, 나비족 언어도 신경써서 만드신 거 같은데(...) "아바타"는 단지 "그" 영화를 위한 흥미 유발- 혹은 이쪽이 프리퀄- 그런 정도의 분위기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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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Na'vi" 따위 타이틀을 달고 내시려는 건 아니겠지(ㅎ) 뭐, 나쁘진 않겠지만. 제이크가 나비족이 되긴 했지만, 사실 수십년을 나비족으로서 살아온 것이 아닌, 달랑 3개월 속성의 나비족이기 때문에, 나비족이 된 제이크가 받아들이는 나비족과 판도라 행성, 그리고 나비족과 판도라 행성이 제이크를 받아들이는, 그런 류의 시퀄이라면 괜찮을 것 같기도 합니다. 외계인-인간의 침략을 물리치긴 했지만, 홈트리는 완전히 파괴된데다, 에이투칸도, 후계자인 츠테이도 죽어버린 상황이라- (츠테이까지 죽다니, 정말 너무 컨비니언트한 설정이 아닐 수 없습니다. 이것은 완전 제이크가 교묘하게 판도라를 접수해버린 스토리(...))

 

설마 이것도 애초 기획은 3부작이었다- 따위의 말을 하신다거나(ㅋ) 생각해보면 "매트릭스"의 전철과 유사한 것 같기도 한데 말이지요. 아무래도 '나비'족에 대한 흥미를 끌어모으는데는 성공하지 않았습니까? 워쇼스키 형제가 그 쓸데없이 복잡난해한 '매트릭스'의 세계관에 대한 흥미를 원편으로 성공적으로 끌어모았던 것과 같이- 사실 나는 매트릭스 리로디드와 레볼루션에 대해서는 원편만큼의 평가를 주진 않지만, 그래도 쓸데없이 부풀려진듯한 리로디드-라는 것만 제외하면 전체를 관통하는 스토리 전개는 썩 나쁘지 않았다고 보는데요. 확실히 처음부터 리로디드-레볼루션과 같은 형태로 이야기를 했다면 흥미도가 그렇게까지 높지 않았겠지.

 

아바타 시퀄을 언제 어떤 형태로 풀어내실지는 모르겠지만, 좀 기대하면서 기다리겠습니다(ㅎ) 감독님 말씀대로, "아바타 2"가 아니라, 아바타 '시퀄'이니까요(ㅋ) "아바타 2"로 찍으면 정말 "트랜스포머 2"처럼 버려줄겁니다(ㄲ)