行星 S-4266



2009-06-07
http://gamm.kr/371 슬램덩크

인라인이미지

 

1996년. 나카하라 마츠리 作. 「あの夏いちばん静かな海」

2000년에 건전소녀에서 멋지게 번역본을 내주셨더랬지요.

 

예전 "대처분" 당시에 팔려나갔었는데(ㅋ) 올초에 오른손을 다시 구하면서 덤으로 같이 구해왔었습니다. 뭐, 다시 읽고 있진 않았지만, 한달 전쯤에 텍스트 파일을 구해서 통근 버스 안에서 다시 정독했달까(ㅋ)

 

다시 정독한 이유라면-

 

MP3 안에 야니의 아크로폴리스 라이브 음원이 들어있는데요. 가끔 주기적으로 꽤 듣곤 하는 시기가 있어서- 그런데 이게 통근 버스 안에서 잘 때 들으니까 꽤 좋더군요(ㅋ) 너무 정통의 클래식은 사실 별로고- 늘 듣는 음악들은 잘 때 들으면 좀 시끄러운 경우도 종종 있어서 말입니다. 그런데 문득 한곡이, 갑자기 "그 해 여름 가장 고요했던 바다"를 떠올리게 해서-

 

Yanni, The End of August.

 

그리고 곡 제목을 보고 깨달았지만, 어쩐지 묘하게도 "여름의 끝". 바이올린 선율이 덧입혀진 피아노 곡입니다. 4분이 채 되지 않는 짧은 소곡이지요. 실은 꼭 '그해여름'이 떠오른다기보다는-

 

"여름은 끝났다."

 

-라고 하는, 저 짧은 문장 속에 녹아 들어가 있는, 그런 기분이 떠올랐달까.

 

갑자기 눈앞이 확 열린 것 같았다.
루카와가 코트 위에 서 있었다. 그는 시합에 나가고 있었다.

다른 구경꾼들에 섞여 사꾸라기는 루카와의 움직임을 필사적으로 쫓았다.
사꾸라기에게 순식간에 지나간 그 1년은 루카와에게는 아마도 무척 긴 1년이었을 것이다. 그러나, 루카와는 팀의 에이스로서 활약하고 있었다.

누구보다도 달리고 누구보다도 점수를 땄다.


……이것이, 사꾸라기가 알고 있는 루카와 카에데다.

 

하나미치의 열네번째 8월 3일은 서서히 막을 내리려 하고 있었다.

조금씩 루카와의 의식도 흐려져간다. ……자신에게, "내년"은 없다.
최소한, 눈 앞에 있는 하나미치만이라도 구해주고 싶다.

농구 따위 안 해도 좋다. 그러니까……

라고 생각한 순간, 루카와는 포기했다.


하나미치와 농구하고 싶다고 생각한 것은 자기자신이었다.
하나미치와 같이 농구하는 것이 좋았다.
하나미치가, 너무나 좋았다. ……지금도, 앞으로도.

 

해피엔딩이긴 하지만, 중반부까지의 AU 세계의 루카와와 사쿠라기에게는 전-혀 그렇지 않은 결말이었지요. 실은 그래서 '그해여름'은 그닥 베스트에 꼽진 않았었습니다. 아니, 굉장히 멋진 작품이긴 하지요. AU와 원판을 교묘하게 섞어서 만들어낸 이런 스토리라인이라니- (뭐, 개인적으로 아주 잠깐 표현된 소프트 BL 라인은 그다지 마음에 들진 않지만(...) 그렇잖아요, 그냥 그대로의 루카와와 사쿠라기래도, 아니, 거기까지가 훨 나았을텐데- 랄까.)

 

그치만 AU의 그들의 감정들이 너무, 어쩐지 심장에 직접 와닿는 수준이기 때문에(ㅋ) 사실 처음 번역본을 샀을 때에도 딱 한번 밖에 읽지 않았었지요. 그래도 다른 소설들은 그렇게 기억에 남는 게 별로 없지만, '그해여름'은 어쩐지 그 기분만큼은 잊혀지지가 않아서- 뭐랄까, 그, 마지막 부근에서 공항에 도착한 사쿠라기가 루카와 이름을 외쳐부를 때, 센도가 주먹으로 가슴을 누르는 장면이 있지요. 왠지 그런 기분이랄까(ㅎ)

 

"The End of August"를 들으면, AU의 사쿠라기와 루카와가 마지막으로 시간을 거슬러가 서로의 어린 시절을 그저 바라만 보던 장면들이 떠올라요. 그리고 원판에서 완전히 여름이 끝난, 마지막 부근도 떠오르지요. 겨우 4개월 뿐인, 마치 "마법의 여름"에 들어선 것만 같았을, 그 여름을 생각하는 그들이 떠오른달까.

 

아, 원판이나 다시 읽어볼까나- 정말이지 소년 스포츠 만화 주제에 사람을 이렇게까지 감동시키지 말라고(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