行星 S-4266



2009-03-09
http://gamm.kr/286 영화

인라인이미지

 

본지 좀 되었는데- 본 뒤에 썼던 포스트는 뻘짓 하다가 DB 데이터 날려먹었긔(ㅋ) 사실 난 딱히 피트씨의 팬은 아니기 때문에- 그닥 꼭 봐야겠다는 영화까지는 안갔고(...) 그냥 좀 궁금해졌지요, 죽을 때 어떻게 죽는지(...)

 

일단 타이틀 번역 쫌 굳인듯. 몰랐는데, 원제가 "The Curious Case Of Benjamin Button"더군요. 우왕- 역시 한글은 아름다워요(ㅋ) 간만에 보는 멋진 한글 타이틀입니다.

 

전체적인 감상은- 그러니까 이런 조용조용한 드라마류는 나의 취향이 아니란 말이죠(ㅋ) 초반에 정말 집중 안되서 지겨웠(...) 액션이나 블록버스터가 아니더라도, 좀 개그가 섞여 있다던지 하면 보겠는데, 이렇게 처음부터 끝까지 무미(아니, 정말 무미하다는 것은 아니고)한 드라마는 나의 취향이 아니란 말이죠. 이게 기억에 2시간 반은 족히 했던 것 같은데, 그나마 1시간 반 정도 지난 후부터는 집중할 수 있었습니다. 음, 꼬집어 말하자면, 벤자민씨가 친부와 대면한 직후부터-랄까.

 

이거 이번 미국/영국 아카데미에서 모두 시각효과 부문은 휩쓸었지요. 아이언맨과 다크나이트를 누르고- 혜성처럼 강림하셔서 아카데미를 장악하신 우리 보일 감독님의 슬럼독도 촬영상은 받았던 것 같은데, 시각효과나 분장 부문은 이 벤자민에게 내주었지요. 정말 효과 하나만큼은 끝내주는 듯- 요즘의 블록버스터 같이 화려하고 눈길을 잡아끄는 류는 아니지만, 정말 끝내줍니다. 무려 브래드 피트님 회춘(...) 노인 분장도 사실 대부분 좀 어색한 부분이 있는데, 이건 정말이지- 케이트 여사님마저 아릿따운 처녀에서 할머니까지 늙어가시고, 브래드 피트님은 할아버지에서 청년-까지는 예상했지만, 우와, 10애로 회춘할 줄은 몰랐어(...) 그 아역 버전으로 바뀌기 전의 그 브래드 피트님은 정말 쫌 충격이었습니다(...) 정말 효과상을 휩쓴 게 납득이 돼- 우리 토니사장님의 수트가 받지 못해도 괜찮았어요(...)

 

뭐, 어쨌거나.

 

집중하게 된 계기가 된 장면은, 벤자민의 아버지가 "내가 네 애비다"라고 밝힌 부분-은 좀 사실 별로였고(ㅋ) 난 정말 갑자기 그 아버지 죽을 때 다 돼서 그러는 거 보고 쫌 짜증났긔(...) 아, 이거 뭐냐- 랄까. 그때까지 진행이 너무 상투적이었달까, 너무 평이했달까 뭐랄까- 마치 국내 일일 드라마 보는 듯한 기분이 들 정도로(ㅋ) 그렇게 마주친 그 날엔 화를 내면서 돌아갔었던 벤자민이 다음날인지 언제인지 새벽 일찍 돌아와서 자는 아버지를 억지로 깨워 차에 태우고 호숫가에 찾아간 그 장면이 정말 마음에 들었습니다. 난 사실 호숫가 해뜨는 장면으로 바뀌기 직전까지도, 아, 뭐야, 지겨워, 역시 이런거 마음에 안들어, 기타 등등등을 되뇌이고 있었는데(ㅋ) 그렇게 들춰업은 아버지를 일출이 바라다보이는 호숫가 벤치에 앉혀주는 장면에서, 수평선을 따라 하늘이 붉어지고 떠오른 햇살이 그 아버지의 얼굴에 내리비치고, 그 아릿한 온기에 눈을 감는 그 아버지의 표정을 보면서- 우와, 난 정말 그때부터 영화에 집중했구요. 그때 대사가 아마 흘러가는 대로 내버려두라는 그런 비슷했던 것 같은데, 지금에선 잘 기억이 안남-_-;; 처음에 썼던 포스트에 대충 썼던 것 같은데, 후후후, 그딴거 이때까지 기억하고 있을리가 없고! 그냥 그 장면이 좋았습니다. 아무런 말도 건네지 않고 그저 벤치에 무슨 짐짝 내려놓듯 데려다 놓곤 그 뒤의 다른 벤치에 털썩 주저앉아 아무런 상관없는 사람처럼 앉아있었을 뿐인데요, 벤자민씨는. 그치만, 그 장면에서 왠지, 돌연변이로 태어난 아기를 태어나자마자 버렸던 아버지, 태어나자마자 버림 받고 다른 이들의 손에서 큰 그 아이, 그 아이가 자라는 모습을 멀리서 지켜보기만 했던 그 아버지, 그리고 결국엔 그 아버지가 죽을 때가 되어서야 서로 만나게 된 두 사람-이라던가, 그런 쌓이고 쌓인 감정들이 그 아버지의 얼굴에 쏟아지던 햇살에 모두 녹아있는 것 같았달까(ㅋ) 뭐야, 말이 또 왜 이렇게 늘어져(ㅋ) 뭐, 암튼 그 장면이 좋았다는 거구요.

 

영화 시작할 때는 몰랐는데, 진행되면서 설마설마 했는데, 역시 그 폭풍우는 카트리나였군요. 사실 보고 와서 조금 검색했더니, 뉴올리언즈가 촬영지로 결정된 직후에 카트리나 사태가 있었다던데, 아마 폭풍우 쪽은 그래서 변경된 걸까나. 이게 초반엔 조금 생각하지 못했지만, 이 벤자민의 일대기 형식은, 그 자체로 미국의 근현대 100년 정도가 조명되는, 그 자체로 그런 장치가 되더군요. 후반에 가서야 조금 그런 생각이 들긴 했는데, 뭐, 그래봐야 미국의 근현대사 따위(ㅋ) 벤자민이 1차 세계대전이 끝난 직후에 태어나서 카트리나 이전에 죽고, 케이트 여사님(아, 극중 이름 모르겠다(...))이 카트리나와 함께 세상을 떠나시니(...) 카트리나가 2005년이었나-

 

그나저나 좀 궁금한 건, 그 거꾸로 가던 시계는 정말 있었던 건가-하는 것. 분위기로 봐선, 실재 같습니다만. 별로 검색해보진 않아서(ㅋ)

 

어떻게 죽을까- 하고 궁금해했던 건, 좀 기발하지 않아서 별로였음(ㅋ) 뭐, 스토리나 남녀주인공 구도에는 괜찮았지만(...) 뭐, 어차피 늙은이로 태어나서 거꾸로 젊어진다는 것 자체가 말이 안되는 이야기니까, 어떻게 끝내든 상관없-나(ㅋ)

 

 

그런데 왜 이 브란젤리나 부부는 최근작이 둘다 이렇게 내 취향이 아닌 건가요. 둘이 같이 스미스부부 같은 거 다시 한번 찍어주시면 안될까(ㅋ) 속편도 좋은데 말요(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