行星 S-4266



2017-05-01
http://gamm.kr/1771 분노의 질주, 슈퍼내추럴


Cypher: What's the best thing in your life?

Dom: Family.


No, it's not.

It's the ten seconds between start and finish, when you're not thinking about anything. No family, no obligations, just you — being free.


This whole saving-the-world Robin Hood nonsense you've been doing recently, it's not you. Be who you are. Why live a quarter-mile at a time when you can live your whole life that way?


극중에서 정말 훅 꽂혔던 대사 중의 하나. 사이퍼가 돔에게 했던 대사죠. 돔을 설득? 이랄까 뭐 이딴 말에 설득당할 거라곤 생각하지도 않았겠지만. 어쨌거나. "가족"이 가장 소중하다는 돔의 말에 틀렸다며, "10초의 순간"이지 않느냐고, 가족도 책임감도 그 무엇도 생각할 필요없이 오로지 자신만 존재하는 그 "10초의 순간"이 아니냐고.


갈수록 스케일 커져서 이젠 동네 레이싱 따위는 거의 하질 않아서 보여지질 않지만, 어쨌거나 오리지널 분노의 질주에서는 초호화 슈퍼카가 난무하는 추격전이나 혹은 레이싱 트랙보다는 드라이버의 취향과 노하우가 잔뜩 들어간 튜닝카로 드래그 레이싱을 벌이는 게 기본이었잖아요? 1편에서 돔과 브라이언이 같은 방향을 바라보게 되기 시작한 씬도 드래그씬이었고, 리부트되면서 돌아온 4편 디오리지널에서도 "10-seconds-car"가 레퍼런스 되고. 말도 안되는 특수부대원에 총알세례에 비행기를 떨어뜨리고 잠수함을 폭파시키고 해도 어쨌거나 이 분노의 질주의 기저에 깔려 있는 정신은, 물론 "가족"과 더불어, 그 "10초의 순간"인데요.


그점을 잘 파고든 대사라서 좋았습니다. 스케일 커지고 해서 초심을 잃었네 뭐네 하지만 그래도 이런 식으로 계속계속 언급되고 있거든요. 게다가 표면적으로도, 저 대사는 1편에서 돔형님이 브라이언에게 했던 대사- "I live my life a quarter mile at a time. Nothing else matters: not the mortgage, not the store, not my team and all their bullshit. For those ten seconds or less, I'm free." 를 그대로 오마주 한 것이거든요! 물론 사이퍼가 그 대화 자체를 입수해서 말한 건 아닐테지만(ㅎ)


난 이번 8편 보면서 초반 돔에게서는 계속 딘형님이 오버랩 되어 보여서(ㅎ) 특히 사이퍼 협박 받고 난 이후부터는 더더욱. 그 와중에 저딴 대사를 사이퍼가 돔형님 면전에 대고 친 바람에 더 훅 꽂혔겠지. 딘에게도 할 수 있을 법한 대사 아니에요? 저 "10초의 순간"만 "연옥"으로 바꾸면 그대로 딘에게 해당하는 말인걸?



슈퍼내추럴 쇼 내에서 "연옥"에 대해 묘사되는 단어 중의 하나가 "pure"에요. 인간세계, 지옥, 천국. 모두 이익이나 권력, 사회적인 관계, 그런 복잡하기만 하고 쓸데없고 소모적인 것들로 가득차 있지만, 연옥만큼은 정말 말그대로 순수하게 "생존" 밖엔 없죠. 오로지 믿을 건 자기 자신 뿐이고, 그외에는 아무것도 생각하지 않아도 되는 곳. 죽거나 죽이거나- 일견 잔인하고 두려울 수 있겠지만, 그 단순함 때문에 오히려 더 "순수"해질 수 있는 곳. 쇼에서 딘이 직접 말하기도 했고, 아예 "끝"을 낼 곳으로 나타나기까지 했었죠.


시즌3에서 지옥을 다녀온 시점 전후로 딘의 캐릭터가 변화가 있었던 것처럼, 연옥을 다녀온 시점 전후로는 그보다 더 큰 폭의 변화가 생겨서- 개인적으로 난 지옥에 다녀온 딘은, 물론 당시의 스토리 흐름과도 연관이 있겠지만, 뭔가 그 얼마 남지도 않았던 "믿음(Faith)"을 송두리째 잃은 느낌이었는데, 그래서 샘은 커녕 자신도 온전히 믿지 못하고 그 와중에 봉인, 릴리스, 루시퍼, 아포칼립스 같은 일들이 쉬지도 않고 계속 이어지는 것을 감당하지 못하고 버거워하는 불안정한 모습을 할 수 밖에 없었달까. 사람들이 "신(God)"을 언제 찾는지 알아요? 세상 어느 곳 하나 기댈 곳이 없어져버렸을 때, 자신의 발로도 온전히 지탱하고 서 있을 수 없을 때, 온세상이, 온하늘이 자신의 어깨 위로 무너져 내릴 때, 그런 자신이 아닌 그보다 나은 존재, 절대적인 존재, 이 흔들리고 부서지고 끝이 나버린 세상 위에서 그렇게 굽어다보시며 자신에게 손을 내밀어줄 존재, 신을 찾게 되는 거라고. 믿음을 가지라는 말은, 물론 종교적인 의미의 신에 대한 믿음을 가지라는 말도 되겠지만, 동시에 자신에 대한 믿음을 가지라는 말인걸요.


그리고 연옥을 다녀온 이후의 딘은 그 "믿음"이라는 것을 단단히 움켜쥔 것처럼 보였어요. 물론 종교적인 신에 대한 믿음이 아닌, 자신에 대한 자존감 같은 믿음도 아닌, 그저 단지 그 "존재"가 확고해졌다는 느낌이랄까. 지옥에 가기 전후에 보여졌던, 샘을 살리기 위해, 혹은 더 큰 대의를 위해, 내 목숨 같은 건 언제든 기꺼이 내놓을 수 있다-라고 여기던 태도와는 정반대의- 연옥에서 악착같이 살아남으려 들었던, 죽지 않으면 죽인다-는 그런 본성이 남은 것인지, 뭔가 굉장히 이후로 선택하는 것들에서 확고함 같은 게 느껴졌었거든요. 고집 이런게 아닌, 뭐랄까, 당연한 그런 느낌?


난 사실 연옥 이후의 그런 약간은 바뀐 모습이 좋아요. 뭐랄까 은근 이 형님은 자기 목숨을 뭔가 스페어처럼 생각하는 경향이 강했어서- 뭐랄까 여분으로 받아놓은 거? 덤으로 사는 인생? 물론 스스로 죽음에 내던지진 않지만, 목숨값으로 해결할 수 있는 상황이 되면 기꺼이 내놓을 수도 있고, 혹은 갑작스럽게 그런 상황이 되었어도 금새 받아들일 수 있는, 뭐 그런 기분이었어서- 그런게 좀 덜해지는 것 같아서 그점은 좋았었어요. (물론 그딴건 다크니스 때문에 망했어요(...))


그런데 저 사이퍼가 말하는 돔형님의 "10초의 순간"을 들으니깐, 딘형님의 이런 면이 오버랩되어 보이긴 하는데, 동시에 그게 너무 안타까워져버린 거에요. 어째서 딘에게는 그 "10초의 순간"이 "연옥"이어야 했을까. 가족도, 책임감도, 어린 동생도, 인간을 돌보지 않는 천사들과 세상을 집어삼키려는 악마들, 그들과 우리 모두를 뒤로 저버린 신까지, 그 모든 걸 내려놓고 오로지 자신만이 존재하는 그 "10초의 순간"이 어째서 딘에게는 "연옥"이어야만 했을까. 어째서 삶을 끝내어야 할 마지막 순간에 있어야 할 곳이, 있었으면 하는 곳이, "연옥"이어야만 할까.


정말 그게 너무 안타까운 거에요.


내게 있어서 무슨 딘이건 안좋겠냐마는(ㅎ) 연옥딘이나 디먼딘도 굉장히 좋아하는데, 이런 감정이 깔려 있는 것 같아서- 마음 한켠은 좀 씁쓸하지. 언제쯤이면, 어떤 일이 생겨야, 딘에게도 돔형님의 "10초의 순간" 같은 그런 게 생길 수 있을지. (메리가 절반 정도는 비슷한 역할을 했다고도 보지만, 다크니스 때문에 망했어요(...))


시즌12는 텄고이모티콘 애초에 그딴게 가능하기나 한 건지도 모르겠다이모티콘



그와중에 어마어마한 팬비드가 있길래 붙여둠. 그래픽 노블 같애. 이걸 보니깐 스핀오프로 연옥편 같은 거 보고 싶- 아니 저기 딘형님 고생시키고 싶진 않긴 한데 그래도이모티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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