行星 S-4266



2013-10-04
http://gamm.kr/1364 관상, 이종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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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하게 "관상"은 보고나서 우울해진다거나 짜증난다거나 마음이 너무 아프다거나 하는 게 없는 거 같습니다. 그냥 막 진형이가 그리 됐어도 그냥 또 보러 가서 진형이 얼굴 보면 그냥 막 어이구 우리 진형이 하는 기분이 된달까(ㅎ) 내경이 진형을 놓지 않고 끝까지 살아주었기 때문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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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봤을 때 진형이 초등장이 생각보다 많이 빨라서 순간 좀 놀랐음(ㅎ) 김혜수가 다리 아프다며 길가에 그냥 주저 앉는 장면에서 "이종석" 크레딧 나오는 거 보면서 나온다나온다 했는데(ㄲ) 바로 다음 장면에 나와서 좀 놀랐었습니다. 극중 나이는 열일곱을 갓 넘은 걸로 나오고 아마 중반 지나 내경을 만났을 때는 1-2년 지났겠지요. 이 초반씬들은 대사 처리가 너무 틀에 박혀서 사실 보면서 좀 조마조마 했음. 아무리 그래도 팬이 아닌 사람들한테도 이쁘고 연기도 잘하는 그런 배우로 보여졌으면 하니깐이모티콘

 

필방 장면은 그래도 좀 그럭저럭 넘어갔는데 집에 돌아온 진형이 내경과 다투는 씬은 정말 조마조마했다- 그래도 길지 않고 그 뒤에 바로 내경이 진형의 이야기를 해주는 장면으로 넘어가서 크게 나쁘진 않았던 듯. 내경이 진형이 이야기를 하면서 "아버지 살려주세요 아버지" 라는 대사를 하는데 정말 딱 그때의 송강호님 말투랑 그 분위기에 진짜 어린 진형이 떠올라버려서- 그때 아 이종석씨가 저 대사 하는 거 보고 싶네 라고 생각했었는데 그게 마지막에 진짜로 나올 줄은 정말 몰랐겠죠이모티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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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형이 길 떠나는 시퀀스 연출 너무 좋았음이모티콘 내경이 진형을 발견하기 딱 직전부터 배경음악 깔면서 진형의 발부터 잡아준 그 연출이 너무 좋았습니다. "어떡해 아직 저거 밖에 못갔어이모티콘"하고 생각해버렸었어요 처음 볼 때. 한쪽 다리를 땅에 끌면서, 이런 바닷가 구석에 처박혀 붓이나 만들면서 살아가기에는 하고 싶은 일도 많고 궁금한 일도 많고 세상으로 더 나아가고 싶은 그런 아이일텐데- 처음 볼 때는 팽헌의 이야기를 몰랐었기 때문에 그저 그런 생각 뿐이었지만 두번째 볼 때부터는 그 때문에 더 애틋하고 슬픈 그런 장면이 되었달까. 아니 슬프지만 막 먹먹하다거나 아픈 기분이라기보다는 그 청명했던 날씨만큼이나 따뜻하고 안타까운 그런 기분.

 

그러고보면 엔딩 크레딧 때 쓰인 음악이 딱 이 장면의 음악이라 엔딩까지 보면서도 그리 우울해지거나 하진 않은 것일지도 모르겠습니다.

 

이 장면에서 진형은 대사가 한마디도 없어서 음원으로 듣기에는 좀 그럴테지만(ㅎ) 전체적으로 보면 진형이 등장하는 분량은 꽤 되는데 정말 대사를 직접 치는 분량은 얼마 안되서 이건 뭐 돌려보려면 항상 영상으로 볼 수도 없고- 음악을 잘 쓴 영화라서 음원만 들어도 좋을 법한데 말입니다. 대사가 조금만 더 있었으면 참 좋았을 걸. 팽헌이 부르는 소리에 뒤돌아보고 절하던 표정은 좋았습니다-만 손 흔들고 뒤돌아서던 장면의 표정은 조금 아쉬웠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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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인터뷰 언제 찍은 것인지(ㅎ) 이건 뭐 책만 읽고 고이 자란 양반집 자제 아니오이모티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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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40여분 뒤에야 다시 등장하는데 사실 딱 그 즈음 집중력이 조금 흐트러져서(ㅎ) 게다가 그 직전 장면이 내경이 임금이랑 느릿하게 대화하던 장면이라 더더욱- 왕을 뵙고 급히 급제자들을 보러 돌아온 내경이 고개를 딱 들었을 때 눈앞에 진형이 딱 하고 서 있는 걸 본 그런 똑같은 기분이었더랬습니다. 정말 순간적으로 화들짝 하는 기분. 게다가 어찌나 이쁘게 하고 나왔던지! 남순이는 그래도 옷을 막 껴입어서 괜찮았는데 이게 또 한복이란 게 마른 사람은 더 슬림해 보이고 뚱뚱한 사람은 더 풍만해보이는지라(ㅎ) 얼굴도 희멀건게 키는 멀대같이 크지 비쩍 말랐지 다리는 절지- 근데 왜케 이쁘냐고이모티콘

 

이뻐서 더 눈물 나잖아이모티콘

 

내경에게 "죄송합니다"라고 할 때 너무 좋았습니다. 이종석씨도 목소리가 좋은 편인데다 대사 할 때 발음도 괜찮아서 딱 각잡고 뭔가 나레이션이나 낭독 같은 걸 해도 매우 어울릴 것 같아요. 뭐 그런 말투로 정색하고 진지하면서 좀 긴 대사를 할라치면 금새 늘어지는 듯한 그런 기분도 좀 있긴 하지만(ㅎ) 그런 건 조금씩 나아질 거라고 생각해요. 책 읽는다는 건 아니지만, 그렇게 쭉 이어지는 진지한 대사를 할 때엔 거의 굴곡 없이 평이하게 하는 것 같달까. 수하의 경우에는 생각을 말하는 장면도 꽤 있었지만 딱히 늘어진다거나 하는 기분을 느낀 적은 별로 없었던 것 같은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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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간원 좌정언 김진운쨔응이모티콘 관상 처음 보기 전에 이 사진 보고 얼마나 귀여웠던지- 아니 뭐 저래 손을 다소곳이 모으고 저리 웃고 있누(ㅎ) 궁안에서 다른 사람들과 같이 걸어가던 진형이 자기보다 더 큰 옆사람을 연신 쳐다보면서 웃고 말이지. 총명하기도 총명하고 저리 이쁨 받게 생겼으니 막 승진도 금새 하고 그렇고? (ㄲ) 막 상관에게 서류 챙겨주면서 눈웃음치고 말이야. 수양은 이 아이 어디가 그리 못마땅해서 그리 하였소이모티콘

 

쥐불놀이씬에서 후반부에 내경은 진형의 말을 들으며 앞을 바라보고 있는데 진형은 계속 내경만 쳐다보고 있어서- 자신의 처지를 비관할 만한 그런데도 전혀 아랑곳하지 않고 씩씩하게 잘 커준 진형이가 참 고맙고 대견하고 그렇고. 아버지의 말에 맞서서 집을 나와 자기의 길을 가겠다 하긴 했지만, 결국 이렇게 보잘것 없는 직책이라 해도 벼슬도 얻고 아버지도 만나 인정받고 같이 이야기도 나눌 수 있고 그런 점이 얼마나 벅차게 다가왔을까 싶어서 말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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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씬들을 찍을 때 학교랑 촬영이 겹친 것 같네요. 낮에 학교 찍고 밤에 관상 찍고 그랬댔으니깐. 내경이 맡기고 간 약과 편지를 보면서 특유의 표정으로 웃는 장면도 좋았고. 흐뭇하게 보고 있는데 뭔가 흔들리는 카메라로 불길하게 잡아준다 했더니 괴한들이 등장- 그런데 남순이도 그랬지만 맞는 연기는 매우 잘하는 것 같(ㅎ) 아니 그저 사심으로 봐서 그런가? (ㅎ) 남순이 때도 오정호보다는 남순이 맞는 장면이 훨씬 더 그럴 듯 했는 걸. 그리고 마음이 더 아프지. 매우 그렇지.

 

이게 크레딧에 보니까 무슨 시나리오 공모전 같은 데서 수상한 시나리오 같던데 소설판이 그 시나리오를 기본으로 쓴 것인지 아니면 원래 소설 형태였는지는 잘 모르겠지만, 영화판과 소설판에서 진형이 관련해서 가장 차이가 나는 부분이 이쪽 씬들입니다. 영화판에서는 내경이 찾아와 일부러 진형을 만나지도 않고 약과 편지를 맡기고 갔고, 진형이 피습을 당한 걸 보고 수양에 달려가는 쪽은 팽헌이지만, 소설판에서는 내경과 팽헌이 약봉지를 가지고 왔을 때 김종서가 진형을 찾아와 황표정사를 고한 일에 대해서 뺨을 때리고 길길이 날뛰고 갔거든요. 나중에 피습을 당했을 때 수양을 찾아가는 것도 내경이고. 개인적으론 영화판의 진행이 더 마음에 듭니다. 팽헌이 수양을 찾아가고, 같은 시각 내경은 역모를 막으려고 애쓰다 뒤늦게서야 아들의 일을 알게 되는 이 진행이 더 마음에 듭니다. (영화판의 김종서는 노하긴 노할지언정 그리 직접 찾아가 막 상대의 뺨을 때리고 모욕을 줄만한 그런 인물로 그려지지도 않았고(ㅎ))

 

그리고 소설판에서는 쏙 빠졌지만, 진형이 다친 걸 본 팽헌과 그때 삽입되는 회상씬. 바로 한양에 가서 이름도 바꾸고 공부 열심히 해서 벼슬에 꼭 들거라 하고 내경 몰래 진형에게 말하는 장면. 아 정말 화면 딱 전환 되면서 "진형아."하고 숨죽여서 낮게 부르는 팽헌의 목소리에 심장이 철컹 하는 기분이었습니다. 내가 진짜 영화나 드라마, 소설 뭐 이딴거 보면서 울거나 한 적은 정말 거의 없는데 (별로 기억이 잘 안나지만 한 두번쯤 울컥했던 적은 있는 듯(ㅎ)) 진짜 "진형아."하고 부르는 팽헌 목소리와 얼굴, 진형의 얼굴 보면서 진짜 눈물 나서 죽는 줄 알았다. 개봉주차에 보러가지 않고 추석 연휴 때 가족들과 보러 간 터라 엄마가 뭐라 할까봐 진짜 억지로 막 참았음(ㄲ) 아직도 그때 기분이 생각나이모티콘

 

물론 그 이후 볼 때에는 막 눈물이 쏟아질 거 같고 그렇진 않지만. 그래도 알고 봐도 여전히 뭉클하고 안타깝고 그런 장면입니다. 근데 이게 그 초반에 길 떠나던 진형이 장면 볼 때랑 비슷한 기분이에요. 팽헌이 원망스럽다거나, 수양에게 화가 난다거나, 진형이 가엾고 불쌍하다거나 그런 기분보다는 그저 한없이 안타깝고 안타까운 기분. 어이구 우리 진형이 어쩌누 이런 기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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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슷한 때인 것 같은데 여전한 브이 포즈(ㅎ) 짱변 촬영장에서도, 노브레싱 촬영장에서도 엄청 예쁨 받던데 관상 때도 그랬겠죠? (ㅎ) 아니 저런 이쁨한 애를 누가 안 이뻐할 수 있겠냐늬이모티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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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역들 같은데- 어린진형네일까 아니면 그냥 다른 애들일까. 가운데 아이가 똘망하니 이쁜 거 같은데(ㅎ) 어린진형으로 크레딧에 있던 아역배우의 프로필 사진이랑 비교해봐도 누가누군지 모르겠음이모티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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셀카도 이쁘게 찍는 우리 진형이. 옷은 푸른색 관복 안에 입은 옷인 듯? 이모티콘

 

감독님 인터뷰 기사를 보면 광화문 앞의 육조거리 씬이 5일 동안 찍은 것 같습니다. (클라이막스씬이라고 했고 낮시간에 찍었댔고 이종석씨도 찍었으니깐(ㅎ)) 애초에 5일 일정이었는데 지연되어서 마지막 날에는 해 그림자가 많이 낮아질 무렵까지 찍어도 끝내지 못했다고. 일정에 맞추기 위해 촬영을 강행하면 영화 장면 내에서 배경이 어그러지는데, 마침 공교롭게도 이종석씨가 다음날 스케줄이 있어서 어찌 할 수 없던 상황이었댑니다. 그 와중에 이종석씨가 "감독님 내일 찍어요. 회사엔 제가 욕먹으면 되요."라며 촬영을 하루 연장해서 잘 마무리 할 수 있었다는 인터뷰 기사가 떴었죠. 그 다음날 촬영이 끝나자마자 분장도 제대로 못지우고 서울로 올라갔다던데- 기사를 보곤 어휴 그 피칠갑을 하고선 올라갔니 라는 생각이(ㅎ)

 

이 마지막 시퀀스에서 진형의 대사는 거의 없지만 내경 역의 송강호님의 연기도 너무 좋았고 진형이는 그리 되고서도 여전히 이뻐서이모티콘 정말 손에 힘 꽉 주고 보다가 이제 다 끝났다고 원래 살던대로 돌아가자 진형아 하며 내경과 진형이 돌아서는 걸 보면서 마음을 놓울까- 하는 그 순간에 수양이 다시 멈춰 세우다니요. 음악을 굉장히 잘 쓴 영화이기도 하지만 음악을 "안쓸" 때도 굉장히 잘 알아서 화살이 시위를 떠나 진형이 쓰러질 때까지의 그 정적은 정말이지- 여러번 본 중에서 관객들이 대체로 영화 보는 내내 조용했던 편인 적도 있지만 잘 웃고 반응이 적잖게 있는 관객들이 있던 적도 있었는데, 그래도 전부 딱 이 장면만큼은 극장 안에 쥐죽은 듯이 조용-했습니다. 뻔한 연출일 수도 있겠지만, 그래도 그 시퀀스 자체의 진행이나 연출은 굉장히 흡입력이 대단했어요.

 

그리고 난 처음 볼 때 아아 우리 진형이 이렇게 죽는구나 진형아아아아아 하는 감상으로 숨도 못고르고 보고 있는데 아직 치료되지 않은 눈에선 피눈물을 흘리면서 내경의 품 안에서 피를 토해내면서 "아버지 살려주세요 아버지" 대사를 할 줄은 정말로 몰랐습니다이모티콘 정말 내가 그 대사는 듣고 또 듣고 또 들어도 마음이 너무 아파서- 처음 본날엔 정말 얼마나 심장에 직격하는 기분이었는데. 영화 도입에 내경이 진형의 어릴 때 이야기를 하면서 했던 그 말을, 내경이 목매어 죽으려고 했을 때 내경을 살게 만든 그 말을, 내경의 품안에서 이번에는 자신이 죽어가면서 하다니요. 정말이지 그 장면에서 딱 그 대사는 없을 수도 있는 그런 대사인데, 정말 각본이 너무 좋음. 연출이 너무 멋진 영화야이모티콘

 

어쩐지 그 때문에라도 나는 내경이 살아 바닷가 집에서 계속 그리 살아간 것이 위안이 되고 그렇습니다. 다시 또 제손으로 목숨을 끊으려 든다거나, 혹은 복수를 하겠다고 악에 받쳐 살아가거나, 그러지 않은 게 위안이 되고 마음이 놓이고 그렇습니다. 그렇게 바닷가에 모두 모여 있는 그 그림에 여전히 그들 곁에 진형이 있는 것 같아서 그게 위안이 되고 마음이 놓이고 그렇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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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판에서는 내경이 진형에게 그저 "할아버지와 닮아 벼슬을 하면 화를 입을 상이다"라고 했지만, 소설판에서는 좀더 직접적으로 역모의 상, 혹은 역모의 화를 입을 상으로 묘사됩니다. (권력을 잡겠다는 반정의 역모라기 보다는 반대 세력으로서의 의미.) 내경이 진형에게 글을 가르치고 나중에 진형을 가르치겠다는 부친과 관계가 있는 대감의 집으로 보내면서도 바로 그 때문에 전전긍긍하죠. 마지막에 수양이 내경 대신 진형을 쏘았을 때도 "네 아들의 얼굴에 반역의 기운이 있어."라고 덧붙입니다. 영화에서도 그런 점이 조금 표현이 되었으면 좋았을 것 같은 그런 기분도 들고. 물론 내경과 엮이지 않았더라도 성격상 적을 많이 만들 듯한 그렇게 표현되긴 했지만, 뭐 그 정도로는 딱히 내경이 전전긍긍하며 걱정한다거나 수양이 그런 말을 덧붙인다거나 하는 정도는 되지 않아서(ㅎ) 아 물론 영화판에서는 수양이 그런 대사를 안했다는 게 마음에 더 듭니다.

 

됐고. 이쁜 우리 진형이. 머리 까는 거 안 어울린다고 그러지 말고 나중에 이다음에 사극 하나 또 찍어주었으면 좋겠네요. 드라마 말고 영화로. 그리고 그때는 주연으로! 이쁘기만 이쁜데 뭘이모티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