行星 S-4266



2013-10-02
http://gamm.kr/1360 관상, 이종석

지난주에 관상 소설판을 기어코 구입했습니다. 별로 포토북도 아니고 진형 이야기는 2권에 겨우 나온다고 하길래 딱히 살 마음은 없었는데, 관상 2차 때 알았는데 크레딧에 "어린진형"이 있더라구요. 아역 찍어놓고 편집한건가 그럼 소설판이 내경 위주라도 어린 진형 이야기도 좀 나올까 싶어서 구입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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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토북은 아니지만 관상 엽서 세트가 부록! 게다가 우연히도 진형이 엽서가 저렇게 맨 처음에 들어있어서 포장 풀어보고 정말 뙇! 하고 놀랐겠지! 이모티콘 정말 저 캐릭터 포스터는 볼수록 잘 나온 듯(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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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명 캐릭터 엽서가 모두 들어있습니다. 아 몰라 됐고 진형이가 젤 이쁨이모티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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엽서 뒤쪽에는 각 캐릭터의 본문에 실린 관상 묘사나 대화가 짧게 실려 있어요. 진형의 관상은 무려 봉황상! 그러나 시대를 잘못 만나면 닭상보다 못한 것이 봉황상이모티콘 엉엉 우리 진형이 엉엉이모티콘

 


 

영화 본편에 등장한 내용들은 2권부터 실려 있고 1권은 그 이전의 이야기입니다. 내경의 아버지 지겸의 이야기도 나오고 내경이 관상을 배우는 과정, 진형의 어머니인 류아연과 어떻게 만났고 어떻게 죽었는지 나옵니다. 그런데 문제는 커-다란 틀은 같은데 캐릭터 설정이 애초에 확 틀어져서, 김종서가 역모에 휘말린-이라기보담은 함정에 빠진 내경의 아버지를 죽이는 걸로 설정이 되어 있습니다. 한명회도 초반부터 등장하고요. 맨처음 도입이 내경과 한명회가 태어나는 장면으로 되어 있어요. 1권은 잠깐 읽다가 그냥 주룩 넘겼는데 어릴 때 한명회와도 마주친 적 있는 것 같고, 영화 시점에 궁에 들어가기 전에 수양대군을 만난 적이 있는 걸로 나옵니다. 영화 본편에서는 옳은(이라고 믿는) 일을 하기 위해서 김종서 편에 서서 수양대군에 대적하지만 소설판에서는 아버지의 원수! 이기 때문에 김종서에게 복수를 하려는 마음을 가지고 있어요.

 

팽헌이 진형을 아끼는 정도도 거의 표현되어 있지 않고, 영화에서 팽헌이 수양대군을 찾아간 씬은 내경으로 바뀌어 있습니다. 아버지의 원수! 인 김종서가 자신의 아들까지 그 지경으로 만들어놓았다는 것에 분노한 내경이 그냥 빡 돌아서 수양대군한테 붙음. (하지만 수양은 그 시점에서는 이미 내경을 믿지 않지만(...))

 

진형이 때문에 소설판을 사는 것은 좀 오바고(ㅎ) 그냥 다른 각도의 이야기, 혹은 관상에 대한 좀더 심도 깊은 이야기를 읽고 싶다면 재미있게 읽을 수 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난 그냥 1권은 대충 진형이 안나오는 것만 훑고 넘어갔고 2권은 내경 설정이 그러한지라 영 진행이 영화판과는 틀어져서(아니 장면이나 대사 같은 건 같은데 분위기가 완전 달라요) 그냥 진형이 나오는 장면만 슥슥 읽고 지나쳤습니다.

 

영화 본편에서 진형이 나온 장면은 다 실려 있구요. 대사도 다 비슷비슷합니다. 아주 조금 한줄두줄 정도로 추가가 되거나 한 부분이 있긴 하지만 영화 본편의 장면이 (진형 입장에서) 뭔가 좀더 풍부하게 표현된 장면은 거의 없습니다. 초반에 집나가는 씬도 정말 영화 본편에서의 감동 따위 없음(ㄲ) 팽헌이랑 상관없이 그냥 제풀에 화나서 뛰쳐나감(ㄲ)

 

그래도 장면 2개는 건졌는데, 영화 본편에서는 전-혀 등장하지 않았던 진형의 어린 시절 이야기가 아주 짧게 추가되어 있어요. 2권 앞부분에 첫 장면이 등장하는데, 소설판에서는 내경이 결혼전에 이미 집안이 그리 되고 그전부터 관상을 보고 있었고, 결혼 후에는 부인인 아연이 내경에게 제대로 관상서를 쓰라고 하고 집안 살림을 아연이 다 꾸려나가는 걸로 나옵니다. 그래서 생활이 늘 빠듯하죠.

 

진형이 나이를 먹어가면서 돈타령을 하면 숨죽인 아연의 목소리가 가슴을 찢어놓았다.

"이 철없는 아들아, 오뉴월 뙤약볕에 나가 온종일 밭을 매도 먹고 살까 말까 한데 단것이 먹고 싶다니, 삼시 세끼 밥 먹기도 빠듯한데 시방 그런 말이 나와?"

"엄마, 한 푼만, 응?"

"안 그래도 남정네 둘 뒷바라지하려니까 등골이 휘고마는, 이놈아, 아무리 철이 없기로 왜 그러니? 이치가 있어야 해결이 있을 것 아니냐? 내가 미쳤다. 철없는 어린 너를 두고 이런 말이나 하고 있으니."

"엄마! 엄마!"

"아버지 공부하시는데 너 정말 그럴래?"

"몰라잉."

 

"몰라잉."이라니! 이모티콘 1권이 그 모양이라 거의 마음을 비우고 읽어서 그런지 저 장면 딱 읽는데 아직 철부지인 꼬맹이 진형이 그대로 떠올라서 그만(ㅎ) 머리도 좋고 총명하고 바둑을 잘 두는 걸로 나옵니다. 열여섯에는 내경의 부친과 연이 있던 뭔 어디 어르신이 가르치겠다고 데려가고 잠시 집으로 돌아왔다가 영화판에서처럼 내경과 싸우고 벼슬을 하겠다며 그 어르신집으로 다시 갑니다.

 

그리고 다른 장면은 마지막에 수양이 진형을 쏜 직후인데, 아쉽게도 "아버지 살려주세요" 대사는 없고 대신 내경이 쓰러진 진형을 안고 어린 시절 장면을 떠올립니다.

 

내경이 그제야 털퍼덕 주저앉아 피가 흐르는 진형의 입가를 손으로 닦았다. 그러다가 진형의 가슴에 가만히 손을 가져다 대었다.

내경의 눈앞으로 마루 위에 놓인 바가지 안에서 헤엄치는 작은 붕어가 흘렀다.

언제였던가? 그때가.

내경이 방에 들어서니 네 살 먹은 진형이 구석에 겁먹은 얼굴로 서있고, 눈에 눈물이 그렇그렇 맺혔다.

"왜 우냐?"

내경이 물었다.

"새끼 붕어가 안 나와요."

진형이 대답했다.

"뭐?"

"부, 붕어를 삼켰는데, 아직 살아 있어요, 여기."

진형이 잔뜩 얼어서 말을 더듬었다.

그때 진형이 여기라며 짚었던 심장에 내경이 손을 대보니 고동이 느껴지지 않는다. 내경이 어이없는 얼굴로 주위를 둘러보았다. 내경은 이내 진형의 작은 손을 잡아 자신의 가슴팍에 가져다 댔다. 가까이에서 나장들에게 뒷덜미를 잡혀 울부짖는 팽헌의 악 쓰는 소리가 들려왔다. 눈을 동그랗게 뜨고 죽은 진형의 얼굴을 내려다보며 내경이 중얼거렸다.

"그 안에서 잘 키우면 돼 이놈아, 알았냐?"

 

으엉엉엉 진형아아아아아아아이모티콘이모티콘이모티콘이모티콘이모티콘이모티콘이모티콘이모티콘이모티콘이모티콘이모티콘이모티콘이모티콘이모티콘이모티콘이모티콘이모티콘이모티콘이모티콘

 

내가 진짜 이 장면 때문에 소설판 설정 다 틀어져있어도 그냥 관대하게 넘어감이모티콘 영화 본편에서 장면도 장면이지만 딱 그때 "아버지 살려주세요"라는 대사를 넣어놔서 정말 그 점이 마음에 들었었는데, 소설판에서는 대신 다른 어린 시절 이야기에 연결지어놓았다니이모티콘 네살 진형이라니! 엉엉 진형아 엉엉이모티콘

 

영화판에서 어린 진형이 나오는 장면이 대체 어떤 장면인지 궁금해지지 않을 수가 없습니다. 나중에 디스크로 나오면 실어줄려나? 이종석씨 촬영분은 거의 다 들어갔다고 해서 삭제씬 등으로 추가될 장면을 그리 크게 기대하고 있진 않은데 어린 진형이 장면은 크레딧에 일단 뜨니 뭔가 찍었을 것 같긴 한데.

 

젠장 이리 슬픈데 쇼박스는 그놈의 망할 화살이나 걸고 이벤트 하고 있고이모티콘 엉엉 진형아 엉엉이모티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