行星 S-4266



2013-09-29
http://gamm.kr/1357 관상, 이종석

이쯤에서 접고. 이제 진형이네 이야기를 해봅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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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형의 아버지 내경과 외삼촌 팽헌. 수양대군과 김종서의 대결구도와 계유정난은 역사적 사실이기도 하고, 그 이야기들도 하나의 메인이긴 하지만 그 일련의 시대의 혼란스러운 흐름 속에서 내경과 그의 주변인들의 이야기가 메인입니다. 이미 한번 역모에 휘말려 모든 부와 명예를 잃은 집안, 그래서 조용히 입에 풀칠이나 하면서 어쩔 수 없이 살아가려고 했는데 바람에 휩쓸려 파도를 타고 시대의 난 그 한복판에 떠밀려가버린 내경의 이야기. 실제로 수양대군이 등장하기 전 한시간 가까이는 거의 내경의 이야기가 위주이죠.

 

생각해보니 송강호님의 연기는 제대로 본 적이 없는 것 같아요. "쉬리"나 "JSA", "살인의 추억", "괴물" 등은 전부 본편 전체 못보고 일부만 본 것 같습니다. 별로 영화 자체들이 취향 아니기도 하고. "놈놈놈"도 대충만 본 것 같고. 설국 때 제대로 극장에서 보았는데 사실 설국 때 송강호님은 내 개인적으로는 별로였어요. 이상하게 그 영화는 한국어 대사는 대사 자체도 별로고 대사 처리도 다 별로인 것 같더라고. 게다가 송강호님의 캐릭터가 가지는 힘도 좀 모자랐던 것 같고. 원작을 안봐서 원래 그런 캐릭터인지 뭔지 잘 모르겠지만 영화 안에서 표현된 걸로는 좀 별로였습니다. 별로 흡입력도 없고 설득력도 없고 허세만 가득인 것 같고 그냥 그랬음. 그렇다고 설국 하나만으로 내가 송강호님의 연기를 폄하하는 건 아니구요. "괴물"은 개중 꽤 봤지만(처음부터 끝까지 온전히 보진 못했음) 보면서도 영화 자체는 딱히 내 취향은 아니었지만 우리나라 영화도 이렇게 잘 만들고 있구나 하고 생각했거든요.

 

어쨌거나. "관상"에서 내경역의 송강호님과 팽헌역의 조정석씨는 정말 캐릭터 표현력이나 전달력이 굉장히 뛰어나서- 특히 조정석씨는 경력도 그렇게 긴 것 같지 않은데(이제보니 이전에 뮤지컬 배우로 오래 했었나보군요) 둘이 너무 호흡이 좋아서 굉장히 두 캐릭터 모두 산 것 같습니다. 그 사이에 낀 진형역의 이종석씨가 정말 완전 부담되고 자기 연기에 스스로 실망하고 그럴만 하지(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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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경은 진형의 아버지. 팽헌은 진형의 외삼촌-이긴 하지만, 진형의 엄마, 내경의 매니저 같은 그런 역할. 영화에서 내경의 엄마 이야기나 어떻게 팽헌이 내경네과 같이 살게 되었는지 그런 세세한 사정은 등장하지 않지만 팽헌은 진형이 어릴 때부터 같이 살아왔을 것 같고. 그리고 진형이 엄마를 굉장히 많이 닮았을 것 같다(ㅎ)

 

사실 이런 부분 때문에 관상 소설책을 구입했는데- 뭐 물론 진형의 이야기가 엄청 많이 들어있을 거라고 생각한 건 아니지만 그래도 내경의 과거 이야기 등이 나올 때 진형의 이야기도 조금씩 끼어 있지 않을까 했는데 소설판은 큰 축은 같은데 인물들 설정이 거의 완전 다르다고 해도 무방할 정도라 좀 아쉬웠습니다. 소설판 이야기는 나중에 따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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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내 이쁜 우리 진형이. 정말 개봉전부터 이종석씨 분량은 6분도 안된다고 말을 들어서 그냥 송강호 아들로 나오나보다 과거 치지 말랬는데 말안듣고 과거 보고 급제하는가보다 "운명에 체념하지 않는 것이었습니다"라고 의미가 심장한 대사나 한마디 날려주는가보다 하고 생각했긔. 미안합니다. 내가 왜 그랬을까! 6분이 다 무어야 내경과 팽헌의 이야기는 이 진형이라는 캐릭터가 없으면 애초에 동기 부여가 안되는데! 이모티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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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가 되고 싶어하는 이종석씨에게는 정말로 좋은 기회였던 것 같아요, 이 "관상"이라는 영화는. 실질적인 분량 자체는 정말 작지만, 최종 편집본을 보면 얼굴 비치는 거에 비해 대사는 정말 작지만, 이 "진형"이라는 캐릭터는 영화 전체에 흐르는 이야기에 굉장한 동기 부여와 전환점 역할을 하는 그런 캐릭터거든요. 게다가 아직 "학교 2013"이나 "너의 목소리가 들려" 같은 대표작들이 나오지 않은 상태에서 캐스팅 된 상태라 비중이 일부러 과해지지 않는 그런 면도 있을 것 같고. 맘같아서야 진형이 집나가서 공부하던 시절 이야기도 좀 나오면 좋겠지만(ㅎ) 하지만 영화의 주축은 내경의 이야기이니까요. 안그래도 지금 플레이 타임이 두시간이 훌쩍 넘던데 뭘 더 자르고 진형의 비중을 더 키울 그런 여유는 없는 것 같음. 아니 캐릭터 자체 비중은 훨씬 크다니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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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캐릭터가 가진 비중이나 역할이 좋다고 해서 다 좋은 건 아니지만. 이종석씨가 "관상"에서 보여준 연기는 사실 진형이라는 캐릭터가 가진 힘을 다 내보이기에는 많이 모자랐습니다. 진형이라는 캐릭터가 가지는 위치나 비중이 있으니까 그나마 좀 산 것이지 배우 연기로 보면 캐릭터 자체를 배우 자신이 살리지는 못한 그런 정도. 이 영화에서 플레이타임 전반에 등장하는 배우는 거의 내경 역의 송강호 뿐이고, 그도 풀타임으로 활약하는 것도 아니에요. 수양대군은 영화가 한시간이나 진행된 다음에야 등장하고, 김종서역의 백윤식님이나 김혜수씨도 실제 출연 분량 자체는 많지 않습니다. 하지만 그분들 모두 자신들의 캐릭터가 가진 힘을 온전히 표현해내기 때문에 전-혀 그 존재감이나 영향력이 반감되거나 하질 않죠.

 

하지만 진형이라는 캐릭터는 참 많이 아쉬워요. 만약 지금 시점에서 이종석씨가 진형을 연기했다면 좀더 캐릭터가 가진 힘을 더 잘 이끌어냈을 겁니다. 좀더 내경과 팽헌의 이야기에 힘을 실어주고 좀더 존재감을 더 심어줬을 겁니다. 하지만 바로 그런 점 때문에 "관상"의 진형을 폄하하거나 버릴 수 없다는 거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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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목들 중반까지 본 상태에서 이종석이라는 배우에 대해 관심도가 계속 높아져서 필모를 찾아봤었는데 굉장히 놀랐었어요. "시크릿가든"에서도 나왔고 "하이킥"에서도 나왔고- 영화 필모는 그 뒤에 알았는데 케이블에서 "코리아" 해주는 거 채널 돌리다가 우연히 봤을 때 정말 놀랐었죠(ㅎ) 와 저기에도 나왔었어? 하고. 알투비는- 뭐 하하. 어쨌거나 "시크릿가든"을 그래서 꾸역꾸역 돌려봤었는데(방송 당시에는 안봤었음) 썬 역할 하는 거 보면서는 뭐 좀 예전 꺼니까 그런가보다 하고 그냥 대충 봤었습니다. 굉장히 연기에 힘이 들어가 있고 게다가 드라마 자체에서 그리 크게 잡은 역할도 아닌 듯 썬 캐릭터 관련해서는 너무 뜬금없는 전개도 많았고.

 

그 이후에 "내가 가장 예뻤을 때"라는 단막극을 봤었는데 이때도 비슷하더라구요. 나중에 알았는데 그게 2012년 여름 방송분. 별로 오래전에 촬영한 걸 그때 방송한 것도 아닐텐데. "내가 가장 예뻤을 때" 보면서도 좀 많이 아쉬웠어요. 여자 캐릭터 위주의 드라마이긴 하지만 그때 맡은 남주 캐릭터도 남주 여주 캐릭터가 같이 이끌어나간다기보다는 남주 캐릭터가 여주 캐릭터의 이야기에 힘을 많이 실어주는 그런 역할이라- 아무래도 그런 점이 표현이 잘 안되다보니 드라마 스토리나 설득력도 좀 약해지는 면도 있고.

 

하지만 "학교 2013"이나 "너의 목소리가 들려" 같은 걸 보면 완전 다르잖아요? "내가 가장 예뻤을 때"를 보면서 2012년작이라고 생각을 못한 게 그 때문이었다니까. 그 전환점이 된 게 바로 이 "관상"의 진형역인 것 같단 말이죠. 영화를 보면서도 이종석씨가 표현하는 진형이라는 캐릭터가 예전 역할들처럼 별로라거나 그런 생각보다는 잘했네, 열심히 했네 하는 생각이 더 컸달까. 진짜 영화 처음 본 날 나오면서 뭐야 대박 이종석 분량 짱 많네! 완전 잘 찍었네! 하면서 요란난리법석을 떨었음(ㄲ) 아니 뭐 물론 말했듯이 아쉬운 점 많죠. 인터뷰에서 말해대는 기분도 십분 이해하겠고. 하지만 스스로가 그 당시를, 그 경험을 깍아내리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영화에서의 "진형"이라는 캐릭터도 굉장히 중요한 역할이지만, 이종석이라는 배우에게 있어서도 그 역할은 굉장히 중요한 포인트였다고 생각해요.

 

진형에 대한 이야기는 앞으로도 계속이모티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