行星 S-4266



2013-09-14
http://gamm.kr/1339 학교, 합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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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흥수 축구 연습하는 데 구경하러 가서 깜깜해질 때까지 기다리고.

흥수 축구 진짜 잘했는데. 스카우트 제의도 막 받구."

 

 

침대 밑을 정리하다가 중학교 때 사진 몇장을 발견했다. 죄다 흥수 사진이었다. 노란색 선수복을 입은 흥수는 반짝반짝 빛이 난다. 어느날 흥수가 옆학교 여자애한테 받은 초콜렛 상자에 이 사진이 들어있었다. 흥수는 무릎이 보이는 반바지를 입고, 나는 손목과 발목이 잘록한 동복을 입고 운동장 가장자리에서 서서 그 상자를 멀끔히 쳐다보았다. 상자를 전해준 여자애는 네모난 앞머리로 얼굴을 가리며 꾸벅 인사를 하고 뛰어갔다. 흥수를 놀리면서 은근히 상자안을 들여다보는데 종이가 보이기에 잽싸게 뺏어들었다. 태양같은 흥수와, 반만 보이는 빨간색 패딩. 잘려나간 나였다. 나는 흥수를 졸라 사진을 가졌다. 흥수는 그날 내내 못마땅한 표정을 지었지만 나는 그 사진이 퍽 마음에 들었다.

 

 


 

트위터에서 본 짧은 글. 트윗 원본에는 흥수만 있는, 빨간 패딩 쪽이 잘린 사진이 첨부되어 있었어요. 알고보니 흥수 축구하는 장면에서 이지훈이 대역을 했던 날 우빈이랑 이지훈이랑 같이 찍은 사진인 듯. 하지만 저 트윗 짧은 글을 좀 보라구요 저 반짝반짝 빛이 나는 태양 같은 흥수 옆에는 남순이가 있어야 맞는 거 아닌가요 흥수가 축구 연습할 동안 같이 연습하는 것도 아니고 같은 운동부인 것도 아니고 흥수한테 태클 거는 놈들한테 고래고래 소리 질러 가면서 연습이 다 끝날 동안 깜깜해지도록 기다리던 남순이가 있어야 맞는 거 아니냐구요이모티콘

 

이지훈씨 미안합니다. 내가 당신이 싫은 게 아니고요(ㅎ)

 

트윗 원본은 이쪽. 맨 마지막의 "나는 그 사진이 퍽 마음에 들었다." 같은 기분으로 그 짧은 글이 마음에 들어서 퇴근하자마자 "원본" 사진을 만들어보았습니다. 축구 장면 찍은 날 다른 사람하고라도 찍힌 이종석씨 사진도 있으면 좀 나았을텐데 이건 뭐 중학 남순이 정면샷 구하기가 이리 어려울 줄이야(ㄲ) 남순이 머리가 뭔가 동동 뜬 기분이지만 이 정도로 끝내겠다이모티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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효과 넣지 않은 버전. 보관해두긔. 빨간색 패딩이라- 역시 일짱 남순이이모티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