行星 S-4266



2013-05-17
http://gamm.kr/1290 신의

아껴아껴 읽기는 개뿔(ㅎ) 날씨도 화창하고 부처님도 오셨고 한가로이 호수 산책로에 신의 2권을 들고 나가 쭉 다 읽어버리고 말았습니다. 젠장! 3권! 3권을 달라고!! 이모티콘

 

확실히 1권 때보다 좋아졌습니다. 1권은 정말로 드라마 대본을 그대로 옮겨적은 듯한 그런 정도여서 처음엔 좀 실망도 했었는데요. 2권은 확실히 1권보다는 좋아졌습니다. 스토리가 더 진행되고 캐릭터들이 더 등장한 그런 점도 있긴 하지만, 확실히 드라마 대본- 그러니까 "대사" 위주의 진행이 아닌 "글" 같은 느낌이 더 짙어졌습니다. 뭐 그렇대도 전업 소설가분들의 글과는 많이 차이가 나지만 그래도 그냥 드라마 대본에 지문 좀 붙인 듯한 그런 느낌은 많이 없어졌네요.

 

조금 먼저 이야기하고 넘어가자면, 천음자와 화수인 캐릭터가 잘 표현된 게 마음에 드네요. 개인적으로 화수인 캐릭터도 꽤 편애하는 캐릭터라- 내공이라던가 천음자나 화수인 같은 캐릭터는 애초 작가님이 생각한 건 아닌 걸로 알고 있어서 소설로 다시 쓸 때 충분히 바꿀 수도 있는 부분이라고 생각하기도 했는데 화수인 캐릭터 잘 나와서 맘에 드네요(ㅎ) 은수나 최영이나 임금님이나 왕비님이나 기철오라버님(ㄲ)은 어차피 주인공들이고 잘 써주실 거니까. 반면에 양사 캐릭터는 좀 묻히는 것 같아서 그 점은 좀 아쉽네요. 아무래도 영상으로 표현되는 드라마와는 달리 글만으로는 주변인들 모두를 세세하게 표현하는 건 좀 힘드니까요.

 

임금님이랑 왕비님 에피소드가 잔뜩 확장판으로 실려서 좋았습니다! 아 난 왕비님 너무 좋아서- 배우분 정말 왕비님에 너무 어울려서 그만. 이쁘기도 너무 왕비님답게 이쁘고 말투나 대사도 너무 어울려서 말이에요. 최영과 은수의 이야기에만 너무 할애하는 것이 아닌 다른 캐릭터들의 이야기도 꽤 풀어져서 그 점이 참 좋았습니다. 아무래도 드라마에서는 진행상 필요한 요소가 아니라면 주변 캐릭터들의 이야기가 그렇게까지 세세하게는 풀어내지지 않기도 했으니까요. 특히 임금님이랑 왕비님 이야기는 그런 점에서 참 많이 아쉬웠는데 앞으로 이어질 권에서도 많이 기대가 되는 부분이네요. 아직 두분 마음이 통하진 않았지만 다음권쯤 가면 고려 복식으로 갈아입는 에피소드도 나올테고 기대가 많이 됩니다.

 

그 안에서 나를 보고 웃는 나의 그분들. 그분들을 지나쳐 나에게 불어오는 부드러운 바람. 그 바람에 묻어나는 그분의 향기. 그 웃음과 그 향기를 지키기 위해 나는 살아야겠다. 언제고 떠나시는 날, 내 손으로 보내드리기 위해 내가 살아야겠다.

 

그리고 무엇보다 최영과 은수의 이야기가 좀더 디테일해지고 좀더 구체적으로 묘사되는 부분이 많이 늘어난 것이 좋았습니다. 아무래도 1권은 말했듯이 대본을 거의 그대로 옮겨놓은 정도이고, 추가된 지문이라고 해봐야 상황 묘사를 제외하면 최영 시점의 생각들이 주를 이루고 있어서, 정말로 동인지나 잘 쓰여진 팬픽션 소설류를 읽는 듯한 느낌이 강했는데, 최영과 은수의 에피소드들도 디테일한 부분에서 드라마 때와는 많이 보정된 그런 게 보여서 좋았습니다.

 

개인적으로 드라마 본편에서 경창군 에피소드 정도까지의 대장 연기는 그렇게 썩 마음에 드는 편은 아니었기 때문에 더 그런 기분이 드는 것인지도 모르겠어요. 김희선의 은수 캐릭터는 처음 등장 때부터 마음에 들었지만, 게다가 사극이긴 해도 고려 시대로 느닷없이 납치되어온 강남의 한성깔하는 성형외과 의사-라는 캐릭터니깐 얼마나 김희선한테 딱이냔 말이에요(ㅎ) 김희선씨 연기를 잘한다고 추켜세우는 그런 입장은 아니지만 정말 캐릭터 자체가 너무 잘 어울려서 마음에 들었었는데, 대장 역의 이민호는 그런 건 아니었거든요. 배우분 자체를 내가 신의 드라마에서 처음 보기도 했을 뿐더러, 캐릭터 자체가 딱히 표정이나 대사로 막 어필하는 쪽도 아니었고 개인적인 기준에서 막 초반부터 최영 캐릭터를 잘 표현했다고 보는 쪽도 아니라서. 드라마 본편에서는 경창군 데리고 도망치던 그 정도 때부터 좋아지기 시작한 것 같아요. 뭐랄까 초반의 최영 대장이라는 캐릭터는 모든 일에 무심하고 마음을 다 닫은 그런 돌 같은 이미지여야 맞는 것 같은데 드라마 본편을 보면서 느낀 건 그냥 만사 귀찮고 투정 많은 그런 정도로 보였어서(ㅎ) 그랬던 게 드라마 진행이 거듭될 수록 차츰차츰 캐릭터에 어울리는 정도로 변해가는 것 같아서 마음에 들었거든요. 물론 중후반 지나서의 최영 대장은 정말 괜찮았지.

 

1권에서는 대사나 상황 등이 거의 대본 그대로고 중간에 과거 에피소드가 잠깐잠깐 언급된다거나 드라마 연출로 못했던 추가적인 상황이 덧붙여지는 정도였는데, 2권에서는 전체적으로 대사나 상황 자체가 미묘하게 보정되어서 좋았습니다. 한가지, 은수가 계속 자기 가방 챙겨들고 다니는 묘사는 쏙 빠져서 안타깝지만요(ㅎ) 드라마 보면서 얼마나 뿜기면서 감탄했는데(ㄲ) 가방 그거 PPL이었나(ㄲ) 난 정말 어딜 가나 가방 안빼먹고 목숨같이 지키는 은수 보면서 정말 뿜기면서 감탄했는데(ㄲ) 드라마 초반엔 항상 손목시계를 차고 수시로 들여다보다가 어느 순간부터 슬그머니 현대의 물건들을 하나둘씩 놓고 다녀서 그런 점도 좋았었는데. 소설엔 그런 부분은 쏙 빠져서 좀 아쉽네요(ㅎ) 정말 그냥 PPL이었을 뿐인가(ㅎ)

 

아무래도 드라마 대본 작가님이라 그런지, 게다가 이미 드라마 배우분들의 연기를 봐서 더 그런지 대사들이 글자로 적혀 있어도 하나같이 다 찰지고 맛깔납니다. 특히 은수 대사들은 드라마에서 나오지 않은 것들도 정말 은수 대사 같아서 원(ㅎ)

 

드라마 때는 경창군 일이 있은 후에도 한참을 최영이 은수에 대한 마음을 본인 스스로가 자각하지도 못하고 인정하려 들지 않는 그런 모습이 꽤 지속되었기 때문에 소설판에서는 최영 시점에서 은수를 보는 모습이 좀더 직접적으로 많이 묘사가 되어서 좋네요. 드라마 마지막편에서 두번, 최영과 은수 시점에서 각각 과거 회상씬으로 구성했던 걸 참 좋아하는데 둘중 최영 시점 회상씬이 더 마음에 듭니다. 코엑스씬에서 처음 은수를 본 장면부터 구성했던 점도 참 마음에 들고. 그 시퀀스는 항상 볼 때마다 새삼 첫눈에 반했구나 하고 생각이 드는 구성이랄까(ㅎ)

 

이제 슬슬 화타의 유물도 등장할테고 점점더 재미있어지겠네요. 드라마 본편에서 화타의 유물과 관련된 이야기는 좀 아쉬운 부분이 많았는데 그런 부분도 좀 보완을 하실지 어떨지. 개인적으로 마음에 들어하는 타임슬립 형태와 작가님이 구상한 신의 안에서의 타임슬립 구성은 조금 차이가 나서 좀 아쉬웠었는데 뭐 어차피 작가님이 신인 거니까 별로 불만은 없다만(ㅎ) 대본 쓰실 때도 여건상 못쓰거나 바꾼 부분이 꽤 많을 거 같은데 소설판에서는 어떨런지 기대가 꽤 되네요. 3권은 언제 나올런지. 2권이 발매 예정일에서 무려 5개월이나 지연되었는데 설마 3권도 이 정도의 시간이 더 걸리는 것일려나(...)

 

아니 오래 걸려도 좋으니 제대로만 써주셨으면 좋겠습니다. 그렇잖아요 원래 소설 원작인 드라마나 영화를 보면 소설 원판의 스토리나 구성을 못따라가게 마련인데- 이건 드라마 원판인 소설이긴 하지만 역으로 드라마가 아쉬워질만큼 더 풍부하고 재미진 소설판으로 완성됐으면 좋겠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