行星 S-4266



2013-02-18
http://gamm.kr/1251 신의, 한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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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희선도 그렇고, 최영 대장도 그렇고, 공민왕이나 노국공주, 기철 캐릭터도 그렇고, 설정이나 스토리 외에도 캐릭터들과 그 배우분들이 마음에 들었기 때문에 끝까지 볼 수 있었는데요. 그냥 그렇게 보고 끝난 게 아니라 드라마 자체가 마음에 든 것은 역시 이 엔딩 시퀀스 때문입니다. 해피엔딩인 것도 좋았지만, 이 엔딩 시퀀스의 연출이 개인적으론 아주대단히진짜엄청무지무지! 좋았습니다.

 

실제 작가님이 바란 연출은 아닌 것 같지만, 그리고 저 노란 소국의 상징화는 아무래도 조금 부족한 건 사실이지만, 이 시퀀스에서 두 캐릭터 모두 아무 대사도 없고 끌어안지도 않고 서로 그저 마주 바라볼 뿐이지만 그 시간을 멈춘 듯한 연출 뒤에서 두 캐릭터의 감정이라던가 이야기들이 그대로 느껴지는 것 같아서 그래서 더더욱 마음에 들었달까. 무엇보다 두 배우분의 표정이 너무 좋아서, 그게 마음에 들었습니다.

 

엔딩 시퀀스만 영상으로 잘라놓고 싶지만 좀 참고(ㅎ) 국내 드라마 잘못 썼다가 저작권 태클 같은 거 걸리고 싶지 않아(ㄲ) 방송분 볼 당시에는 해피엔딩인지 아닌지 몰랐지만 그래도 왠지 해피엔딩이 될 것 같아서 그냥 마음 놓고 보았었는데요. 백년전으로 갔다가 4년후 고려로 되돌아온 장면에서는 조금 작가님에게 감탄했습니다. 쭉 진행해오면서도 그랬지만 정말 그럴듯하게 실제의 역사에서 벌어진 일들을 여기저기 엮어놓은 그 점이 좋았달까. 하늘문이 있던 그 자리를 마침 또 그렇게 타이밍 기막히게 수복하다니- 일부러 이 점을 활용하려고 애초에 하늘문의 위치를 이쪽으로 잡은 이유도 있을 것 같고요(ㅎ)

 

딱 은수가 나무 바로 뒤에까지 뛰어가 최영 대장의 뒷모습을 보는 장면까지는 정말 마음 편하게 보았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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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수의 발자국 소리를 듣고 최영 대장이 뒤돌아보는 장면부터 1분간 대사도 없이 이어지는 이 엔딩 시퀀스가 정말 너무 마음에 들었습니다. 무사히 살아있는 최영 대장을 확인한 은수가 그제야 크게 숨을 내쉬는 장면도 좋았고, 놀람과 안도와 기쁨이 차례차례 내비치는 은수에 비해 (뒤돌아보던 그 순간을 제외하고) 마치 그동안 쭉 이렇게 돌아올 것을 당연하게 기다리고 있었다는 듯이 한결같이 바라보던 대장의 표정도 정말 좋았습니다. 게다가 쭉 보면서 드라마 후반부부터는 이민호라는 배우분도 점점 마음에 들기 시작했었는데, 정말 이 엔딩 시퀀스 때문에 그냥 넘어갔달까- 정말 다음 작품들이 더 기대되는 배우예요. 아니 내가 정말 국내 남자 배우는 정말 딱히 이렇게까지 마음에 드는 배우가 없었었는데! 이모티콘

 

이 엔딩 시퀀스가 작가님 대본과는 많이 달라지고 잘린 장면이 많다는 말을 들었는데, 어차피 난 최종판의 엔딩 연출이 마음에 들었기 때문에 대본은 따로 읽어보질 않다가 요전에 결국엔 읽어보았었는데요. 대본을 보기 전에도 최영이 살아남은 것이라던가 나무 아래의 소국에 대해서 방송분에서 전혀 설명이 되지 않는 점은 좀 아쉬웠지만, 그래도 은수가 2012년 서울로 되돌아온 시점부터는 쭉 은수의 시점에서 은수의 나레이션으로 진행되기 때문에 그 사이에 뭔가 끼워넣었다면 좀 연출 자체의 호흡이 끊기는 면도 있겠다 싶어서 그냥 넘어갔었어요. 아무래도 소설 매체도 아니고 영상 매체다보니- 게다가 엔딩이기도 하고. (난 사실 드라마 전체에서 이 엔딩 무렵의 서울 병원씬이 가장 이해가 안가지만(ㄲ) 난데없는 일본인 기자들은 대체 뭐며 서로 다른 간호사들의 반응은 또 뭔지(ㄲ))

 

그런데 그게 대본에는 방송분의 엔딩씬 이후에 추가되는(1회의 은수와 최영 대장의 과거 에피소드 장면들처럼) 에필로그 분량으로 조금 설명이 되어 있더군요. 최영 대장이 기철의 빙공으로 죽은 듯이 쓰러진 뒤에 비가 오기 시작하고 그 빗방울에 최영은 의식을 찾고 쓰러진 곳 근처에서 땅에 묻힌 아스피린 병을 찾아낸다고(ㅎ) 극 초반에 은수가 준 아스피린 통이 아닌 "땅에 묻힌" 다른 아스피린 통을 말이지요. 백년전의 고려로 돌아간 은수가 나무 아래에 묻어두는 장면도 그전 시퀀스에 있구요. 제대로 되돌아온 은수가 최영 대장을 만나는 엔딩 컷에서 나무 아래에 노란 소국이 잔뜩 펴 있는 것도 그 때문이고. 그 에필로그 끝장면(대본대로 찍혔다면 드라마의 엔딩컷)은 은수가 최영에게 달려가 안기는 장면인데-

 

개인적으론 정말 그렇게 찍었다면 좀 별로였을 것 같아요(ㅎ) 아무래도 방송분을 먼저 보고 대본을 본 탓인지 에필로그 분량으로 추가된 장면들(1회의 비오는 장면부터 시작해서 그 동안의 회상컷을 지나 최영이 나무 아래에서 아스피린 통을 발견하는 것에, 다시 만난 둘이 끌어안는 장면까지)이 실제로 그렇게 추가되었다면 실제로 방송분 보면서 엔딩 시퀀스 때 느꼈던 그 감정들이, 제작진 크레딧 올라가고 맨 마지막 은수와 최영이 마주보는 (다른 각도의) 정지컷까지 이어졌던 그 감정들을 제대로 느낄 수 없었을 것 같달까. 잘은 모르지만 작가님은 실제 최종분 보고 굉장히 실망했다는 것 같던데, 글쎄요, 나로선 방송분의 연출이 더 마음에 들어서- 뭐 단지 촬영할 여건이 안되어서 빼버린 거라면 할말은 없지만(ㄲ) 막바지엔 굉장히 시간에 쫓겼던 것 같은데 그 와중에 비오는 씬이 추가되는 것이니- 그런데 사실 그 추가분에서 비오기 시작하면서 은수의 이전 대사(비가 내리는 그 순간이 좋다고 말하던 장면의 대사)가 겹치는 것은 꽤 보고 싶기도 합니다. 대본으로 보면서 장면과 목소리가 연상되어서 아 좋네 하고 생각했었던-

 

물론 활자가 전부인 소설 매체라면 방송분의 엔딩 그대로는 좀 무리겠죠(ㅎ) 그래서 작가님이 쓰시고 계신 신의 소설판이 더 기대되는 겁니다. 다른 거 다 어찌되었더라도 엔딩 하나만큼은 굉장히 기대하고 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