行星 S-4266



2013-02-03
http://gamm.kr/1245 미드, 프린지

인라인이미지

 

프린지가 1월 18일 방송을 끝으로 시즌 5에 걸친 방송을 끝냈습니다. 시즌5는 편수로는 거의 반토막난 13편이긴 했지만(ㅎ) 스토리의 허점이라던지 오류는 일단 차치하고 정말 흥미롭게 보았던 시리즈였습니다. 나름 엔딩까지의 진행도 괜찮았던 것 같습니다. 뭐 어마무서운 낚시와 떡밥의 제왕인 JJ 감독님의 위명이 아주 제대로 발휘되긴 했지만.

 

사실 엔딩을 이따위로 끝낸 것은, 그렇게 끌고 온 것 자체를 어떻게 평하건 간에, 엔딩을 이따위로 끝낸 것은 좀 마음에 들진 않습니다. (그래서 방송주차에 포스팅 할 마음도 전혀 들지 않았다(...)) 대체 이래서야 깨고보니 꿈이었다 이런 거랑 뭐가 달라! 원체 제작진들이 이것은 떡밥입니다 라고 잔뜩 표시는 해두지만 대체 어디다 쓸 떡밥인지는 전-혀 알려주지 않는 경우가 태반이라 시리즈 초반, 그러니까 시즌2의 후반부부터는 그래 늬들 마음대로 하세요- 라는 마음가짐으로 그냥 보여주는대로만 따라갔기 때문에 시즌5까지의 진행에 대해선 별로 불만 없고 되려 깔끔하게 잘 주워담으면서 왔네 하는 기분이 들기까지 하지만- 그래도 좀 짜증나긴 함. 대체 시즌5는 통째로 버렸어? 반토막짜리 그냥 팬서비스 스토리야? 그냥 그러하였다 하는 백그라운드 야화일 뿐이야? 그런거냐? 그런거냐고! -정도의 기분이랄까이모티콘

 

그래도 저 하얀 튤립 그림을 보는 순간은 진심 감동했다. 저 하얀 튤립이 처음 등장했던 것은 시즌2의 18편 "White Tulip" 편. 피터가 평행 우주에서 왔다는 걸 리브 언니가 알아채고 그 때문에 월터 아버님이 굉장한 죄책감과 고민에 시달리던 때였더랬지요. 별로 메인스트림의 스토리와는 별반 상관없어 보이던 프린지 사건 에피소드였는데, 수개월 전에 죽은 약혼자를 살리기 위해 시간 여행을 시도하던 과학자의 이야기. 월터가 그에게 자신의 이야기를 들려주며 "신으로부터의 용서의 징표"를 구한다는 말을 합니다. 그게 바로 "하얀 튤립". 그리고 시간 여행에 성공한 과학자는 1년 뒤의 월터에게 흰 종이에 그려진 튤립을 편지로 남긴 내용. 정말 시즌 2에서 굉장히 좋아했던 에피소드였는데요.

 

시즌5 전체를 관통하는 소재가 바로 시간 여행입니다. 옵저버들이 최초에 오게 된 이유가 설명되기도 하고요. 월터의 경우 아들을 살리기 위해 평행 우주로 건너가는 방법을 택했는데, 시즌2의 그 과학자와 옵저버들(옵저버의 경우는 뭘 살리기 위해서인 건 아니지만)은 시간을 역행하는 방법을 택했습니다. 시즌5는 그렇게 시간을 역행해 우리 시간대를 침범한 옵저버들을 몰아내기 위해 미래 특정 시점을 택해 시간대를 리셋 시킨다는 별 SF 따위의 프린지스러운 설정을 사용하고 있는데- 뭐 그건 그렇다치고(ㅎ)

 

어쨌거나 그 와중에 엔딩을 시즌4의 엔딩으로 연결시키고, 그 와중에 월터와 마이클의 마지막 컷을 시즌1의 월터와 피터에 오버랩시키고, 그 와중에 시즌2에서 처음 시간 여행 소재를 주력으로 사용했던 에피소드를 연결시키고, 그 와중에 저 "하얀 튤립"이라는 매개체를 번듯하게 내놓은 센스에는 조금 감동했음. 이런 류의 드라마를 볼 때면 항상 생각하는 것이지만 과연 시즌2를 찍을 즈음에 시즌5의 이 스토리 따위 기획이라도 있었나! 하는 게 가장 궁금할 뿐이모티콘

 

솔직히 옵저버가 오게 된 경위 따위만 빼면 시즌5는 딱히 없어도 상관없을 정도로 끝을 내어버려서 더 그렇달까. 정말 따로 기획된 스핀오프 같은 기분도 막 들고 그럼. 그럼에도 조금 웃긴 건, "White Tulip" 편은 시즌2의 18편으로 방송되었고 극중 주요한 날짜는 5월 18일이었던 데다 시즌5의 마지막회는 1월 18일에 방송한 사실이랄까. 시즌5가 18편으로 끝났다면 좀더 의미가 두근했을텐데(ㅎ) 그러고보니 시즌5까지 딱 100편이네요. 일부러 편수를 맞춘 것일까 이 사람들(ㄲ)

 

시즌4의 후반에 뜬금없이 에피소드 하나를 통째로 미래로 날려보내서 뜬금없이 이야기를 시작했던 것, 시즌5의 시작을 뜬금없이 시즌4의 그 에피소드에 바로 연결되게끔 시작한 것, 이 점은 사실 좀 마음에 드는 부분입니다. 별로 이 미래 세계 프린지를 좋아하진 않았는데, 그래도 그 연출이나 도입 진행은 꽤 마음에 들었달까. 진심 시즌4의 후반에 뜬금없이 미래 에피소드를 방송했을 때에도 전-혀 어색하지 않고 보았다니까. 마치 옵저버들이 시간을 자유자재로 이동하며 사건을 지켜보는 것처럼, 마치 옵저버의 능력을 가지게 된 피터가 마음대로 타임라인을 주무르던 때처럼 말이에요. 시즌5 첫 에피소드가 그래서 별로 느닷스럽지도 않았고 마치 "이전에 경함한 것처럼" 자연스럽게 보았었다니까. 제작진의 정교한 의도였을까 아니면 그저 내가 시즌3부터는 체념을 하고 본 때문일까(ㅎ)

 

시즌4의 엔딩도 그렇고, 시즌5의 엔딩도 그렇고(그 이전까지는 투비컨티뉴드의 성질을 가지니까 논외), 전체적으로 거기까지 가기 위해 소모된 시간과 애정을 생각한다면 좀 김빠지는 그런 류이긴 했지만, 그래도 그 과정 자체가 굉장히 흥미로웠던 시리즈임에는 틀림없습니다. 여기저기 주억댈만한 "꺼리"들도 굉장히 많고, 실제로 시리즈 초기부터 프린지 내에 나타난 온갖 기호와 상징들을 분석해대는 매니아층도 굉장히 생겨났었고- 매회 옵저버가 (마치 극중의 그 특성처럼) 한 장면씩 숨어 있다거나 매 에피소드마다 글리프를 생성해낸다거나 하는 장치들도 좋았고요. 어디의 누구들처럼 막 연장에 연장에 연장을 거듭하지 않고 적당한 때에 어떤 식으로든 엔딩을 내주어서 그점도 고마움. -뭐 그래봐야 시즌5는 여전히 스핀오프 같은 기분이지만이모티콘

 

인라인이미지

 

그리고 전체 에피소드 중에 가장 놀라웠던 장면. 역시 남자의 완성은 헤어스타일! 이모티콘이모티콘이모티콘이모티콘이모티콘

 

시즌5 스핀오프 같다면서 그래도 후반부에 재미있게 본 건 정말 예상치도 못한 "수척하고 섹시한 매력"의 셉템버님이 등장해주셨기 때문임. 진짜임. 스토리의 오류고 별 말도 안되는 타임 리셋이고 뭐고 다 필요없어 바로 저 셉템버님이 말씀하시잖아! 닥치고 따르라고!! 이모티콘이모티콘이모티콘이모티콘이모티콘이모티콘이모티콘이모티콘이모티콘이모티콘이모티콘이모티콘이모티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