行星 S-4266



2012-01-08
http://gamm.kr/1073 셜록

인라인이미지

 

야근 크리에 치여서 아직 한번밖에 못보긴 했는데(...) 내일 다시 보기 전에 좀 적어두긔. 출퇴근길에 오디오 파일은 듣고 있긴 하지만 아이린 언니 테마만 줄창 들을 뿐이겠지(ㄲ) 아이린 언니 테마 너무 좋아요이모티콘

 

요전 그라비아편을 본 이후의 첫 포스트에도 적었었지만 정말 아이린과의 엔딩이 마음에 듭니다. 셜록이 아이린 언니 폰의 패스코드를 알아내는 장면에서 아이린과의 구도라던가, 몇달 후에 마이크로프트가 관련해서 찾아온 이후의 존과 셜록의 대화 부분이라던가, 그 뒤의 정말 일어난 일을 떠올리는 셜록이라던가.

 

분명 시즌1에 이런 에피소드가 있었다면 딱히 마음에 들지는 않았을지도 모릅니다. 뭐 시즌2라고 해도 이제 겨우 첫편이고 전체로 세면 겨우 4편째이긴 하지만, 일단은 벨그레이비어편의 시간 배경 자체- 특히 셜록이 아이린을 구해내는 때가 시즌1 핑크색 연구편에서부터 치면 1년은 훨씬 넘어가기도 해서, 글쎄, 이걸 1시간 반 안에 휙휙 지나가듯이 보여주기에는 좀 무리일지도 모르겠지만.

 

역시 첫 포스트에도 썼었지만, 그래서 크리스마스 시퀀스가 딱히 그 시퀀스 자체는 마음에 들진 않는데, 시간의 경과를 가시적으로 보여준다는 점이라던가, 셜록과 몰리와의 에피소드는 꽤 적절한 거 같은 거에요. 난 실은 시즌1에서도 셜록이 몰리가 자신을 좋아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는 쪽으로 생각했었는데, 하지만 그런 사실 자체를 자신과 연관시키지는 않는 쪽이랄까. (몰리든 다른 여자들이든) 자신이 상대에게 동일한 관심을 줄 수도  없고, 주지도 않을 거고, 셜록에게 있어 "누군가를 사귄다"라는 건 정말 "쓸모없고 도움이 되지 않는 일"일 뿐일테니까. 단순한 성적인 것과는 무관한 이야기입니다. 구애받고 구속하고 뭔가 "가족" 이외에 또다른 그런 언어로 규정되는 "관계"라는 거 말이에요. 적어도 주변 사람들이 보기에는 그런 "관계"(연인 관계 말고(...))의 범위에 들어있다고 볼 가장 유일한 사람은 겨우겨우 찾아봐야 존밖에 없을테고, 존이 보는 입장에서는 아무도 없는 셈이겠지. 중간에 존이 새삼 허드슨 부인에게 셜록의 여자친구라던가 남자친구라던가 관계에 대해 묻는 장면도 그런 점에선 마음에 들었던 장면이에요. 그 장면에서 존의 "How can we not know?" 대사 장면도 좋았고. 존이 아닌 다른 사람이라면 절대 할 수 없는 대사일 뿐이겠지-

 

어쨌거나. 몰리가 자신에게 마음이 있다는 걸 알아도 그걸 피해가려는 데에는 그 사실을 쓸 머리는 있을 지언정 정말로 "그녀가 자신에게 마음이 있다"라는 사실을 머리로도, 가슴으로도, 절대 받아들이지는 못하는 쪽. 아니, 못했던 쪽. 그런 셜록이었겠죠, 존을 만나기 전까지는.

 

시즌1 3편에서 몰리가 짐더ㄱㅇ를 새로 사귄 남자친구라며 소개해준 장면에서도 셜록은 이번과 비슷하게 심한 말을 쏟아내는데, 실은 그때는 도대체 그런 말을 하는 게 뭐가 잘못된 것인지 전혀 깨닫지 못하는 것과 다르게 이번에는 (첫 순간에는 조금 머뭇했지만) 정중하게- 그러니까 "정중하게" 사과를 할 수 있는 정도가 된 것도 좀 마음에 들었던 요소. 몰리가 준비한 선물이 자신을 향한 거라는 걸 절대 알아차리지 못한 점도 그렇구요(ㅎ) 물론 카드에 적힌 이름이 자신이라는 것 자체가 자신이 지금 내뱉은 말들이 적절치 못했다고 생각하게 할 수도 있긴 했겠지만- 만약 시즌3편 정도 시점에서 비슷한 해프닝이 있었다면 과연 "정중하게" 몰리에게 사과를 할 수 있을까-라고 한다면 절대 그건 아니라고 봄. 셜록이 좀더 변한다면 애초에 애꿎은 몰리에게 그런 말을 할리도 없었겠지만, 아직 그 정도는 아니고- 말하자면 ㄱ초딩이 초딩 정도로 자랐을 뿐일까나! (아니 그런 것 같지는 않다. 여전히 이자식은 ㄱ초딩 같닼(ㅎ))

 

사실 이 몰리 장면이나 존이 셜록의 남자친구 여자친구를 운운하던 장면들은 꽤나 소소한 장면들이긴 하지만, 하지만 셜록이 아이린 언니 폰의 패스코드를 알아내던 장면에 이어지면 꽤나 의미를 가지게 되기도 합니다. 만약 시즌1 3편이 짐더ㄱㅇ가 등장하는 편이 아니라 이번 벨그레이비어 편이라고 칩시다. 만약 그랬다면 셜록은 마지막까지 패스코드를 풀지 못했을 거라는 데 한표. 아이린 언니는 셜록과 주거니받거니 하면서도 짐더ㄱㅇ의 영향도 있고 해서 계속 우위를 점하다가 마치 원작의 아이린 애들러처럼 그렇게 홀연히 자신의 모든 목적을 다 이루고 사라지는 데 성공했을 겁니다. 하지만 다른 건 아이린 언니가 셜록에 대한 감정적인 요소(Sentiment)를 끝내 배체하지 못했던 점과 그리고 절대 시즌1 정도의 시점이라면 그딴 감정 따위 읽어낸다 하더라도 그걸 자신과 아이린이 엮여져 있는 사건 자체에 엮을 생각을 하지는 못했을 테지만, 더이상 그 셜록이 아니라는 점. 아닐 수 있다는 점.

 

개인적으론 아이린 언니가 정말로 셜록에게 마음이 있다는 쪽입니다. (아니 분명한 거긴 하지만(ㅎ)) 물론 원작의 아이린 애들러는 셜록 홈즈 따위에겐 별로 마음이 있고 없고 할 것도 없었지만(ㅎ) 하지만 딱히 그 설정 자체를 유지하기엔 이게 무슨 시즌당 20편짜리 범죄수사 드라마도 아니고(ㅎ) 영화판 셜록홈즈에서는 아예 대놓고 둘이 좋아하는 사이이긴 하지만, 딱히 그런 정도를 바라는 건 아니고, 딱 정말 그라비아편에서 보여진 정도가 딱 좋달까. 원작의 셜록 홈즈님은 딱히 여성을 우대하거나 하진 않았지만(아이린 애들러를 "The Woman"이라며 인정한 점도 그런 요소도 좀 있기도 하고, 실은 원작에서 뒤통수 맞은 게 여자라고 방심해서 그런 거임 진짜 그런거 같앸(ㅎ)) 딱히 BBC의 셜록은 여성을 폄하한다거나 능력을 인정하지 않는다거나 하는 건 아니니까 아이린 언니를 대하는 것 자체가 "우왕 내게 이렇게 대등하게 덤벼온 여자는 당신이 처음이야" 따위로 흥미를 느끼는 건 아니고- 짐더ㄱㅇ나 이쪽이나 딱히 처음에는 별반 다를바 없이 느꼈을 것 같달까. 수영장 사건을 겪은 지금 시점에서야 짐더ㄱㅇ에 대해서는 경계의 강도라던가 생각하는 정도를 더 높였을지도 모르겠지만, 사실 시즌1에서 수영장 사건 직전까지도 셜록은 짐더ㄱㅇ를 정말 실로 오랜만에(어쩌면 처음) 만나는 호적수라고 여기면서도 그것이 목숨을 걸만큼 위험할거라고도 생각하지 않았을테고, 짐더ㄱㅇ가 자신보다 더 뛰어날(머리를 쓰는 것이든 조직을 쓰는 것이든 어느 쪽으로도) 거라고 생각하지도 않았겠죠. 그래서 수영장 사건 따위 일어난 거고이모티콘 짐더ㄱㅇ가 셜록을 "The Virgin"이라고 부르는 건 다 이런 점 때문이겠지. 짐더ㄱㅇ 입장에선 셜록이 머리는 비상하지만 하는 짓은 철부지나 다름없어 보일 거 아니겠어(ㅎ) (그런데 성가셔서 없앨랬더니 누구에겐가 방해받았다(...) 아이린 언니-라고 생각하긴 하는데, 이번 3편에서 왠지 달라질지도 모른다는 생각도 조금은 하고 있음(ㅎ))

 

아이린 언니에 대해서도 처음에는 비슷하게 여겼을 거라고 확신합니다. 그렇지 않고서야 존나 그런 어설픈 위장의 기술 따위 쓸리가 없어! 아아 나의 셜록(무슨 셜롴)은 그러치 않앜 정말 아이린 언니의 정체를 본 입장에서 그런 셜록은, 셜록에게 문 열어준 아이린 언니의 비서언니가 그들을 보는 것만큼이나 어이없었을 뿐이겠짘이모티콘

 

어쨌거나. 아이린 언니네에서 일어났던 일은 조금 넘어가고.

 

처음에는 그렇게 기만했지만, 어느 정도까지 짐더ㄱㅇ의 도움을 받았는지는 모르겠지만 그래도 기본 자체가 셜록과 겨룰 수 있을 정도의 언니이고, 수개월에 걸쳐 게임을 벌여왔지만 결국엔 자신의 패배(게다가 형님과 관계된 굉장한 부작용까지 달고)가 확정된 듯한 그 순간.

 

그 순간에 시즌1 3편까지의 셜록이었다면 절대로 못풀었을 것 같다는 거에요. 아이린 언니가 자신에게 감정을 가지고 있다는 사실을 그 이전에 알았건 그때 깨달았건 간에, 어쨌건 간에 패스코드는 못풀었을 것 같다는 거에요. 아이린 언니가, 자신이 수개월을 겨뤄온 상대가 그런 감정을 가지고 있다 한들 사건 자체에 끌어들이지는 않았을 거라고 생각했거나, 그보다 아예 셜록 본인부터가 그런 생각 자체를 못할테니까.

 

마지막 순간까지 몰랐거나 아예 생각을 못했을 거에요. 탐탁찮게도 형님과 아이린 언니 둘의 대화에서 아예 뒷전에 밀린채로 도저히 끼어들 수 없는 분이기 자체에 짜증 내고 있을 무렵, 아이린 언니가 (아마도 이 언니가 마지막이라 방심한 탓에) 내뱉은 말들에서 힌트를 얻은거죠. 짐더ㄱㅇ에 대한 이야기를 한 직후부터가 아닐까 싶어요. 그녀가 짐더ㄱㅇ, 그리고 자신들 형제들에 대해 하는 이야기들. 그녀로서는 굳이 할 필요도 없었고, 대화는 이제 곧 종결로 치달아 서로 헤어질 일만 남은 상태.

 

그리고 그녀가 그동안 그에게 보낸 그 문자들.

그녀의 눈빛과 호흡과 두근대던 심장이라던가. 그동안 그렇게 놓치고 있었던 것들.

 

"Let's have dinner." 에 담겨져 있던, 보내지지도, 전해지지도 않았어야 했을 그 감정들.

 

몰리 장면은 사실 처음에는 크리스마스 장면 자체도 좀 별로였기도 해서 몰리 장면 자체도 너무 뻔한 전개이지 않나 너무 대놓고 그러지마 라고 생각하긴 했는데, 이 장면 때문에 의미를 부여하게 된 장면이랄까. 존이 난 널 좋아해-라고 고백할리야 절대 없곸(ㅎ) 셜록이 그렇게 자신을 "연애감정"으로 좋아해주는 사람을 자신의 관찰이나 추론이 아니라, 정말 자신도 준비하지 않은 상태에서 그렇게 "감정적으로" 맞닥뜨린 후라는 점이 마음에 들었어요. 존을 비롯해서 이렇게 주변에서 많은 사람들이 셜록에게 영향을 주고 있는 점(그리고 그들이 영향을 주게된 계기 자체가 존이라는 것은 굳이 짚고 넘어감(ㅎ))인 것 같아서 그게 마음에 들었어요. 몰리와는 전혀 다른 방식으로(당연하지 상대가 상대인데(ㅎ)) 아이린 언니를 대한 것도 마음에 들었어요.

 

물론 셜록이 아이린 언니에 대해 아무런 감정이 없는 쪽을 바라는 게 아니기 때문에, 그 뒤에 이어지는, 아이린의 가짜 파일을 들고 찾아와 소식을 전해주는 존과 셜록의 대화도 정말 마음에 들었구요. 그 뒤에 이어지는, 반전 장면이 나오기 직전까지, 얼마나 마음이 아팠는지! 아이린 언니가 죽은 걸 저 셜록도 뻔히 알고 있는게 눈에 보이고, 존도 왠지 그걸 느끼고 있는 듯한, 그렇지만 사실을 전해주거나 위로해줄 수도 없는 그런 상황인데, 마지막으로 온 문자의 내용이 "Good-bye Mr. Holmes."라니!! 그걸 또 존과 눈도 마주치지도 않고, 표정도, 목소리도, 아무런 감정도 드러내지 않은채로 현미경만 들여다보면서 말해대는 셜록이라니!!! 진짜 폰에서 마지막 문자를 찾아 훑으며 비가 내리는 창가로 걸어가는 셜록 보면서 우와아아앙 이건 너무해이모티콘 -라고 외쳤는데-

 

정말 기대를 철저하게 저버리지 않으셨다, 모팻님은.

 

내가 정말 그냥 그렇게 끝냈어도 호평을 했을 것입니다만. 아이린 언니와 셜록과의 시퀀스들은 거의 대부분이 마음에 들었고, 아이린 언니의 패스코드를 알아내던 마지막 장면 자체가 흠잡을데가 없었으니까요! 그런데 정말 마지막 엔딩이 그렇게 아이린 언니의 죽음을 보여주면서 끝나는구나- 라며 호평을 내뱉을 만반의 준비를 했거늘!! 아이린 언니의 텍스트 알림음 뜨는 순간, 정말 순간, 셜록의 대사가 나오기도 전에, 정말 순간, 이건 뭐지 실제가 아니야? 셜록의 상상인가? 왜 왜 아직 끝이 아니야? 따위의 온갖 생각이 쏟아져나올 찰나에 "When I say run, run!"이라는 셜록의 목소리와 눈빛. 그 상황이- 그 상황이! 정말로! 정말로!! 소리를 지르고야 말았겠지!!! 정말 내 평생 이딴 거지 같은 드라마는 처음이야아아아아 대체 이딴 드라마 나는 왜 보고 앉았냐고오오오오오 이딴거 보는게 아니었어이모티콘

 

낮게 웃으며 "The Woman"을 읊조리던 셜록의 표정도 너무 좋았고. 그 웃음기를 거두고 다시 "THE Woman"을 읊조리던 셜록의 표정도 너무 좋았고. 벤이자식 너 짱드세요 BAFTA는 왜 이딴 색희한테 상도 안주고 난리냐며이모티콘

 

셜록이 아이린 언니를 구하러 갔다는 그 대목. 존도 그 사실을 전혀 모른다는 점. 셜록이 그동안 아무에게도 그에 대한 이야기를(아마도 아이린 언니 이야기 자체를) 하지 않았을 거라는 점. 구조상 드라마에서는 전혀 말해지지 못했지만 그런 점들이 너무 분명하게 보여서 그게 너무 마음에 드는 거에요.

 

결국 아이린 언니는 영국 정부로부터의 보호를 비롯한 요구사항을 전부 보장받지는 못했겠죠. 형님은 체면은 지켰을테고(ㅎ) 셜록은 게임에서 승리했고. 영국 정부가 어쨌건 간에 아이린 언니는 어쨌든 런던을 떠났을테고, 결국엔 테러리스트 집단에 잡혔을테고.

 

셜록이 아이린 언니의 행적을 계속 뒤쫓은 건 아닐 것 같아요. 아이린 언니를 구하러 갈 정도의 "중요도"가 있는 인물이긴 하지만, 그렇다고 그전부터 계속 셜록이 아이린 언니의 행적을 일부러 감시하듯 쫓고 있진 않았을 것 같아요. 게다가 마이크로프트와 셜록이 사이좋게 정보를 공유하고 있을 거라고 생각하지도 않구요(ㅎ) 물론 마이크로프트는 셜록에 대해서, 셜록은 마이크로프트에 대해서 나름의 추론을 하고 확신을 가지고는 있지만 서로 상대방에게 캐묻지는 않는 쪽이니까. 셜록이 아이린 언니의 행방을 어느 정도는 궁금해하고 있다는 걸 형님도 알고 있지만 알려주지는 않고, 분명 정부에서 아이린 언니의 행적 정도는 꾸준히 감시하고 있을 거라는 걸 셜록도 알고 있지만 굳이 물어보지는 않고, 그런 정도랄까.

 

하지만 아이린 언니가 잡혔다는 걸 셜록이 알게 된 건 마형님의 음모라고 봄이모티콘

 

형님 입장에서는 아이린 언니가 잡혔다는 걸 알아도 굳이 이 언니를 구하러 갈 명분도 없고 갈 필요도 없는 거고. 하지만 셜록이 아이린 언니를 어떻게 생각하고 있는지는 알고 있는거고, 대놓고 알려줄 순 없긴 하지만, 사랑하는 동생이기도 하고, 또 이녀석이 어떻게 반응할지 궁금하기도 하고(ㅎ) 그런 형님이 셜록이 알 수 있도록 한 것 같달까(ㄲ) 물론 셜록도 그런 낌새는 눈치채지만 딱히 별로 서로 굳이 확인하지는 않는다. 우린 쿨한 형제니까요! (응?)

 

하지만 셜록이 아이린 언니를 구하러 갔느냐 하는 것은 형님도 확신하지 못하는 상태. 실제로 아이린 언니의 시체라던가 여러 정황을 형님쪽에서 실제로 입수한 것은 맞다고 봅니다. 셜록이 구해주러 간 마당에 아이린 언니 입장에서라면 이런 천금같은 기회에 완벽하게 사라지는 쪽이 좋지 않겠나요. 물론 셜록을 다시 만나기는 더 힘들게 되겠지만.

 

두달이 지난 시점에 형님은 왜 뜬금없이 아이린의 파일을 들고 찾아왔는가- 뭐 딱히 이런 일이란게 오늘 터진다고 내일 알려지는 것도 아니고(ㅎ) 한달도 더 전에 그런 파악을 끝냈을 수는 있지만 정부 일이란 게 파악 끝냈다고 사건이 종결되는 것도 아니고. 별로 나쁘진 않은 기간인 것 같고. 다만 형님이 찾아온 이유는 셜록이 연관되어 있을 거라는 걸 느끼고 있기 때문이랄까. 물론 그렇지 않더래도 아이린의 소식이라면 전해주러 올수도 있었겠지만, 단순히 죽었다는 소식을 전해주는 것도 아니고 가짜 증인 보호 프로그램 파일까지 만들어 와서 굳이 존에게 전해달라고 하는 이유는- 역시 뭔가 알고 있을 거기 때문일 수 밖에 없을 것 같달까(ㅎ) (굳이 그게 아니라면, 동생을 끔찍이 아끼는 우리 형님이 아이린이 죽었다는 소식에 동생이 상처받을까봐 염려한 나머지 돌아돌아 온 것이라는 것 밖엔 되지 않겠지! (진심) 그리고 이쪽도 좋다(ㅎ))

 

셜록 이 무서운 남자는 두달 전 무슨 말로 둘러대고 존을 두고 아이린 언니를 구하러 갔을까. 아무리 그래도 짐더ㄱㅇ와 수영장 사건이 있기 전까지는(택시 사건도 있긴 하지만) 딱히 이런 스케일의 목숨을 위협받는 일은 전-혀 없었을 것 같은데 말입니다. 게다가 (존도 아니고) 여자를 구하러 혈혈단신으로 테러리스트 본거지에 쳐들어간다고? 시즌1에서 "Heroes don't exist, and if they did, I wouldn't be one of them."라고 바로 제입으로 말해댄 그 셜록이?

 

하지만 난 딱 이 포인트가 정말 마음에 들어버린 거에요.

 

그 시간의 경과와 이런저런 주위 사람들의 영향들, 아이린 언니와의 수개월 동안의 관계. 그리고 마지막 아이린 언니와 헤어질 때의 셜록.

 

셜록 역시 아이린 언니에게 분명히 어떤 감정- 분명 그것은 일반적인 남녀간의 연인 감정이 아닐 것 같지만- 어쨌거나 그런 복합적인 감정을 가진 것이 분명하고, 그리고 거기에 덧붙여 "위기에 처한 그녀를 구하러 가는" 역할을 떠맡았다는 그 점이 마음에 들어버린 거에요. "영웅"-이라고 볼 수도 있겠지만, 그저 단순히 "영웅행세"를 하려는 게 아니라, 그런 극적인 동기를 가질 수 있게 된다는 그 점이 마음에 든달까. 아아 사랑하는 여인을 죽음에서 구해내기 위해 목숨을 걸고 적들과 싸우는 셜록-이라니 이 무슨 네모난 지구 주위를 태양이 돌고 있다는 말보다 더 가당키나 한 말인가! 하지만 그렇게 되었다는 것이, 그런 셜록이 되었다는 것이, 그 점이 마음에 드는 거에요. (다시금 덧붙이지만 아이린 언니와 그렇게 사랑하는 사이 아님)

 

사실 시즌1에서 첫편에 바로 모리아티의 이름이 등장해서 너무 섣부른 등장이 아니냐 너무 급전개 아니냐 하는 말들이 있었더랬지요. 마찬가지로 지금 딱 이 전개가 그 말을 듣기 가장 적당한 거 같은데(아니 셜록의 저런 행동을 인정한다는 전제 하에서 말이지만), 원체 1편 안에서도 시간 갭이 크기도 하고, 이후 두 편, 특히 3편에서 본격적으로 짐더ㄱㅇ가 등장하면서 이런 요소들이 영향을 미칠 것 같기 때문에 나쁘지 않은 것도 같습니다. 시즌2의 "첫번째" 에피소드라는 점을 보면 좀 아닐지도 모르겠지만, 그리고 남은 두편을 마저 봐야 알겠지만, 시즌 전체, 시리즈 전체로 보면 나쁘지 않을 것도 같달까.

 

시즌1 1편에서 모리아티의 이름이 바로 등장한 건, 시즌1 자체에서도 딱히 지지하는 쪽은 아니었었는데, 이번 편 보고 생각이 조금 바뀌었어요. 생각해보면 셜록은 짐더ㄱㅇ가 칭하는대로 정말로 "The Virgin"의 삶을, 시즌1 시작 이전까지 살고 있었다고 보여진달까. 전장을 누비다 온 존과는 반대로, 물론 범죄자들을 상대하는 일을 하긴 하지만, 특성상 "그렇게까지" 극적으로 목숨을 걸면서 살아왔다거나 하진 않았을 것 같거든요. 주변 사람들을 대놓고 무시하면서 관심이 있는 분야가 아니면 거들떠 보지도 않고, 말하자면 "세상 물정 제대로 모르는 채로" 저 좋을대로 살아왔을 것 같달까. 물론 온실 속의 화초 따위 말하려는 건 아니고(ㅎ) 짐더ㄱㅇ를 필두로 해서, 마형님까지 포함해서, 자신이 상대하고 있는 자들의 정체를 온전하게 느낄 수는 없었다는 거죠. 그게 짐더ㄱㅇ의 등장을 기점으로 해서 점점 변해가고 있는 것이랄까.

 

자신이 의뢰 받은 일도 아니고, 사건의 열쇠도 아니고, 그저 여자가 납치되었을 뿐인데, 자진해서 구하러 갈 마음이 생겼다는 것 자체가, 그래서, 정말 마음에 드는 부분.

 

그 과정에 형님의 도움을 직접적으로 청했을 것 같진 않습니다. 형님도 정확하게 셜록이 아이린 언니를 구하러 간다는 정보 자체를 사전이나 당시에 알아채지도 못했을 것 같고. ㄱ초딩 셜록 따위가 혈혈단신으로 찾아와서 단숨에 제압하고 여자를 구출해갈 정도의 빙다리 핫바지 테러리스트들-이진 않겠지만(ㅎ) 혼자가 아니라 도움을 받았을 수 있겠죠. 아니, 당연히 받았겠지. (형님의 "직접적인" 도움이 아닐 뿐이지) 뭐, "테이큰" 아버님은 프랑스 정부도 손못대는 인물들이 연루된 인신매매 조직 뿐만 아니라 부호까지도 혼자서 다 처치하고 딸을 구해왔는데, 셜록한테 이 정도 쯤이야-! (ㄲ) (농담임)

 

그런데도 주변에서는 "He's Sherlock."이라며 자신들이 정해놓은 그 "셜록"으로 여전히 치부해버리고 있다는 것도 좀 마음에 드는 요소. 분명 셜록이 변한다고 해도 그 티를 대놓고 드러낼 위인도 아니고, 원래 늘 주변에 있는 사람들은 그런 점은 잘 모르는 것이니까요. 특히 저 대사가 모두 존이 직접 혹은 관련된 장면에서 나왔다는 점도 좀 마음에 들고.

 

관련해서 걸리는 장면이 좀 더 있긴 한데, 일단 여기까지. 시즌1 할 당시 정도였으면 정말 일주일 동안 백번은 봤을텐데!! 12월에만 방송했어도 50번은 봤을텐데!! 놓친 게 많을 거 같아서 걱정입니다 그냥 죄다 놓쳐서 그냥마냥 좋아하고 있다거나이모티콘

 

네 그냥 벤셜록이 좋아요 이색희 왜 두배로 셜록 빙의하고 난리 시즌3가면 세배로 빙의할 것 같이모티콘